틸 앤 오렌지 완성한 페라리 아말피 스파이더
- 한명륜 기자

- 1시간 전
- 3분 분량
향상된 동력 사양은 거들 뿐, 세상 없는 몽환과 평화에의 갈망
역사 속 예술 작품이나 공예품을 보면, 전쟁과 혼돈의 시기에 더욱 아름다운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으나, 그 와중에도 아름다운 꿈은 가능합니다. 충분한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말이죠.

페라리가 아말피(Amalfi) 쿠페의 스파이더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의 기능적 사양은 그대로이며, 아말피처럼 V8 엔진의 동력 사양이 약간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말피에 적용된 베르데 코스티에라 컬러와 대비를 이루는 새 컬러 로소 트라몬토를 적용했습니다. 두 차가 같이 있는 사진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는 누가 봐도 틸 앤 오렌지(teal & orange)의 대비입니다. 페라리는 가장 몽환적이고 영화로운 배색으로, 지금 세상에 없는 평화와 안락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더 강해진 출력
더 안락한 드라이빙, 페라리 아말피 스파이더
아말피 스파이더는 아말피와 같이 3.9리터(3,855cc), 뱅크각 90°의 V8 트윈 터보 엔진이 장착됩니다. 기존 대비 최고 출력이 20ps 상향된 640ps이며 이는 리터 당 166ps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최대 토크는 75.5kgm(760Nm, 3,000~5,750rpm)으로 동일합니다. 8단 DCT의 모든 단수에서, 중∙고속 회전 시 두터운 토크가 발생해 강한 가속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터빈의 최대 회전수는 17만 1,000rpm에 달합니다. 0→100km/h 도달 시간이 3.3초로 로마 스파이더 대비 0.4초 줄었습니다. 공차 중량이 1,556kg으로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입니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그 외의 사양은 로마의 발전적인 복습입니다. 플랫 플레인 크랭크 샤프트와 동일한 길이로 설계된 배기 헤더에 의해 같은 엔진이면서도 이 차만의 고유한 점화 리듬이 있으며, 열 관성(물체가 데워지거나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 덕에 촉매 활성화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연소 효율뿐만 아니라 배기음의 섬세한 조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엔초 페라리가 강조한 ‘즉각적인 반응’이라는 이상을 위한 설계죠.
이 차의 전신인 로마는 1950년대 페라리를 즐기던 이탈리아와 유럽 부자, 귀족들이의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강한 엔진을 쓰면서도 안락함을 줄 수 있는 동역학 설계를 필요로 합니다. 사이드 슬립 컨트롤(SSC)은 기존 6.0에서 6.1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조향 및 토크 제어, 차체의 종방향 움직임 제어 등 모든 주행 제어 시스템이 동일한 기준 아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특히 296 GTB의 예측 그립 시스템이 적용된 EPS를 통해 마찰력이 매우 부족한 노면에서도 그립 예측 및 속도 및 정확도를 기존 대비 10% 향상시켰습니다. 요(yaw, 차량 중앙 수직축 중심 좌우 움직임 즉 진행 방향 기준 전후의 좌우 흔들림)를 SSC 6.1이 정확히 측정하고 이를 통해 반응 효율을 향상시킨 데 따른 것입니다.

‘웻(Wet)’,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레이스(Race’)’, ‘ESC 오프(ESC-Off)’ 등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하는 마네티노 모드는 로마 스파이더보다 한층 개선된 스포츠 및 레이스 캘리브레이션 적용으로 더욱 정교하고도 쉬운 운전을 가능케 합니다. 운전자는 F1-트랙(F1-Trac), 서스펜션 댐핑, 전자식 디퍼렌셜(e-diff)을 포함한 다양한 시스템의 개입 수준을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물리 버튼 회귀
직관성 높은 인터페이스
고성능 GT에서 운전 외의 것들이 운전자의 신경을 뺏는다면, 그것은 자격 미달입니다. 특히 수 년간 첨단 장치처럼 인식됐던 터치 방식 인터페이스는 GT의 목적과 실체 불일치에 기여했습니다. 페라리는 아말피처럼 아말피 스파이더에도 물리 버튼을 다시 적용했습니다. 왼편에는 주행 보조 장치인 ADAS 컨트롤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화 및 음성 명령 버튼이, 왼편에는 주행 보조 장치인 ADAS 컨트롤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화 및 음성 명령 버튼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내측에 아노다이징 을 적용해 미적 완성도와 개선된 촉각 경험을 제공합니다.

15.6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주행 관련 정보와 차량 동역학 데이터를 빠짐없이 전달합니다. 대시보드 중앙 10.25인치 정전식 디스플레이는 멀티미디어와 공조 장치, 시트 조절 및 차량 설정 기능을 통합 제어합니다. 8.8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가속도(G-force)와 엔진 회전수(RPM) 등 실시간 주행 수치를 표시해, 실제 동승자가 코-드라이버(Co-driver)와 같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석양을 품은 컨버터블의 품격
로소 트라몬토
아말피 스파이더에는 석양의 따뜻한 빛을 닮은 입체적 오렌지 컬러의 신규 색상 로쏘 트라몬토(Rosso Tramonto)를 선보였습니다. 쿠페인 아말피의 베르데 코스티에라(Verde Costiera)와 절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는 영상 컬러 그레이딩에서 자주 쓰이는 틸 앤 오렌지(teal & orange)를 닮아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의 바다와 석양의 대비를 구현한 방식으로 2000년대 이후 헐리우드 영화에서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죠. 밝으면서도 몽환적인 이 컬러의 조합은 부들이 경험할 수 있는 낙원의 이미지를 구현합니다. 아말피와 아말피 스파이더 두 대를 세트로 구입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프트탑에도 새로운 컬러인 테크니코 오타니오(Technico Ottanio)를 포함해 총 4종의 맞춤형 패브릭 컬러 및 두 가지 테크니컬 옵션이 적용됩니다. 독특한 직조 방식을 통해 입체적인 반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탑 개폐 및 오픈과 관련된 주행 성능은 로마 스파이더와 동일합니다. 개폐 시간은 13.5초이며, 차량 내 와류를 방지하는 윈드 디플렉터는 최대 170km/h에서 개폐가 가능합니다. 트렁크 용량은 탑을 닫았을 때 255리터, 열었을 때는 172리터입니다. 골프 캐디백이 있다면 뒷좌석에 싣는 것이 낫습니다. 보스턴 백도 작은 것만 들어갑니다.
세계가 전쟁통인데 럭셔리카 타령이냐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평화라는 상태는, 아무래도 좋은 평화가 지속되길 바라는 부자와 권력자들이 멈추길 결정했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전쟁을 주관하고 있는 힘 있는 자들이 이 차의 아름다움에 취해 무기를 조금 내려놓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