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으라! 페라리 첫 순수 전기차 루체 네이밍과 인테리어 공개
- 한명륜 기자
- 15시간 전
- 3분 분량
클래식 스포츠카 디자인에 최첨단 소재와 설계 적용
이탈리아 마라넬로 현지 시간으로 2월 9일,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를 루체(Luce)라 명명하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외관은 아직입니다.루체는 ‘빛’이라는 의미이며 페라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모델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페라리 전기차 루체

간결하고 명확한 인테리어
오감 자극 인터페이스, 페라리 루체
루체의 스티어링휠과 운전석 구조를 보니, 단번에 헤리티지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헤리티지는 말할 것도 없이 레이싱에 기인한 것입니다. 1950~60년대 페라리의 나르디(Nardi) 휠을 떠올리게 하는 노출 3스포크의 스티어링 휠, 간결한 일체형 구조의 콕핏은 차분하고 집중도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한편 개방감을 강조합니다. 비너클(binnacle, 계기반 하우징)과 제어 패널, 센터 콘솔 등은 조작과 디스플레이 기능에 따라 명확한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테리어 컨셉트는 플라비오 만조니와 건축가, 아티스트, 산업 및 인터랙션 디자이너 등이 모인 러브프롬(LoveFrom)의 협업 하에 진행됐습니다. 러브프롬이라면 생소하겠지만 조너선 아이브(Sir Johnathan Ive)라면 익숙하겠죠. 애플의 전 디자인 최고책임자입니다. 아이폰 6와 애플 워치를 디자인한 마크 뉴슨(Marc Newson)도 그와 함께 러브프롬을 이끌고 있죠. 페라리 루체의 인터페이스는 촉각의 즐거움과 명확성 그리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핵심 가치로 구현하며, 특히 촉각의 즐거움과 직관적 상호작용을 핵심 가치로 삼았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대형 터치스크린이 주도한다’는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다수의 제어 장치를 기계식을 채택했습니다. 실제로 스웨덴의 한 자동차 매체에 따르면 터치식보다 물리 버튼에 대한 조작 속도가 더 빨랐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죠.
페라리 루체의 흥미로운 구조들
움직이는 계기반 하우징과 제어 패널
계기반도 아날로그적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요소들과 항공 분야, 특히 헬리콥터 및 항공기 계기판 특유의 명확하고 기능적인 그래픽에서 영감 받은 것이죠. 그러나 이를 움직이는 시스템은 100% 디지털입니다.
이 계기반을 감싸는 하우징을 비너클이라고 하는데, 페라리 루체의 이 비너클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입니다. 계기판을 스티어링 칼럼(스티어링 휠 후면의 축)에 장착한 것은 페라리 양산 모델 중 처음입니다. 특히 두 개의 OLED 디스플레이가 중첩된 구조는 선명한 그래픽과 생동감 넘치는 컬러 그리고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해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름아니라 이 디스플레이는 삼성 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초슬림 OLED 패널입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세 개의 대형 컷아웃(cutouts, 도려낸 부분 혹은 구멍)은 상단 패널 뒤에 위치한 두 번째 디스플레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는 깊이감을 표현합니다. 구멍이 뚫린 부분에는 투명 유리 렌즈를 장착해 입체감을 살렸고, 그 주변을 감싼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링은 비너클 전체의 구조적 디자인과 조화를 이룹니다.
제어 패널도 흥미롭습니다. 볼 조인트(ball joint)가 적용돼, 운전자나 동승자가 자유롭게 화면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작 시 팜 레스트도 이용할 수 있죠. 운전자가 화면을 보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하려는 설계입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통합된 멀티그래프는 세 개의 독립 모터가 각각의 바늘을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독자적인 메커니즘으로 구현됐습니다. 멀티그래프는 첨단 전자 제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계 및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 기능이 장착된 기계식 시계), 나침반, 론치 컨트롤 등 네 가지 모드를 제공하며 모드 전환 시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이 적용됩니다.
키 도크와 시프터
조작의 재미
시동을 거는 경험조차 특별해야 한다는 것이 페라리의 철학이죠. 페라리 루체는 키 도크(key dock)라는 독특한 시스템은, 어렸을 적 한 번 쯤은 메카닉물의 주인공이 되는 ‘어른아이’들의 꿈을 이루어줄 장치입니다. 키를 센터 콘솔에 위치한 도크에 넣는 순간, 키가 센터 콘솔의 유리 표면과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키 색상이 노란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동시에 제어 패널과 비너클이 점등되며 주행 가능 모드로 전환되었음을 시각적으로 알려줍니다.


루체의 키에는 세계 최초로 전자 잉크(E Ink)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습니다. 이는 쌍안정성(Bi-stable properties) 회로의 적용으로 화면 색상이 변경될 때만 전력을 소모합니다. 키에는 탁월한 광학 성능과 스크래치를 잘 허용하지 않는 내구성의 코닝 퓨전5 글라스를 최초 적용했습니다.
이 코닝 퓨전 5는 시프터에도 적용됐는데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에 불과한 미세한 구멍을 유리에 타공한 뒤 잉크를 주입하는 방식을 통해 한 치의 오차도 업는 그래픽으로 구현됐습니다. 이 유리는 이 외에 비너클과 센터콘솔 표면에도 적용됩니다.
한계 없는 페라리의 상상력
이름을 넘어선 비전
루체의 인테리어 디자인 공개 행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페라리와 러브프롬의 공동 주최로 열렸습니다. 페라리가 러브프롬과 함께 루체의 인테리어와 인터페이스를 디장ㄴ했다는 것은, 전설적인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동시에 기존의 관습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소재에서부터 사용자 경험에 이르는 모든 것을 재정의하고 혁신하겠다는 의도라 할 수 있습니다. 러브프롬과 페라리의 협업은 지난 5년간 이어져 왔으며 모든 영역에 걸쳐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새로운 네이밍만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과 독창성을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주행 스릴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페라리는 고집스럽고 독불 장군 같은 이미지이나, 시대의 변화 앞에서 가장 뛰어난 이들과의 협업이라면 열려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스쿠데리아만 잘 하면 된다는 나쁜 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