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파리모터쇼] 르노, 1세대 에스파스를 컨셉트카로 소환하다

미래 전동화 모델의 디자인 단서 제시하는 모델, '매일을 함께 하는 차' 표방
파리모터쇼는 과거를 소환하는 데 가장 진심인 모터쇼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홈그라운드인 프랑스의 브랜드들이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2026 파리모터쇼에선 과거 차종들 중엥서도 정말 대표작이라 할 만한 차들을 새로운 컨셉트카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르노는 이번 2026 파리모터쇼에서 1세대 에스파스(Espace)의 중형 MPV 형태를 살린 ‘르노 E-스페이스 콘셉트(Renault E-Space Concept)’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사실 현재의 에스파스는 SUV입니다. 기존 에스파스의 MPV 형태는 캉구(Kangoo)가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캉구는 MPV 중에서도 푸조의 리프터(Rifter)처럼 상용차의 성격이 강한 미니밴입니다.
사이즈는 전장 4,700mm, 전폭 2,020mm, 전고 1,670mm로 길이 대비 폭이 넓습니다. 콘셉트카라는 특성도 있지만 23인치에 달하는 대구경 휠과 낮은 전고가 어울려 여유로우면서도 탄탄한 인상을 줍니다. 실내 렌더링을 보면 1열에는 폭 1,130mm, 높이 110mm의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이 눈에 띕니다.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줄이기 위해 전방 도로와 최대한 가깝게 배치되며, 운전 인체공학성과 안전성을 높인 설계를 적용했습니다. 오픈R 파노라마 기능 제어를 위한 터치 컨트롤은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 튜브형 베이스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2개의 플렉서블 스크린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실 지금 유럽과 미국 자동차 시장은 너무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차종에서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의 경우 프랑스의 주력 모델들은 ‘예쁘긴 하지만 너무 먼’ 모델들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지향의 모델들 중에서 의외로 한국에서도 맞을 만한 장르가 바로 이 중형의 MPV입니다. 철수하긴 했지만 시트로엥의 C4 그랜드 피카소는 한국 기준 중형차 정도의 전장 및 휠베잉스에도 넉넉한 적재 공간으로, 운전이나 주차가 편해 인기가 있었죠. 아마 디젤의 퇴출만 아니었다면 꽤 오래 자리잡으며 유럽 MPV가 넘어오는데 기여했을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기술이 적용되어 기계적 연결 장치가 없으므로, 운전자는 필요에 따라 조향각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컨셉트카라서 가능한 것일 수도 있지만 2열의 경우 우선 B 필러가 없는 양문형 코치 도어가 인상적입니다. 전기차의 특성상 완전히 평평한 바닥 위에 6개의 독립 시트가 놓입니다. 일종의 모듈형 디자인인데요. 이를 통해 공간 활용의 효율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습니다. 넓은 공간과 자연 채광뿐만 아니라 모듈형 실내는 르노 에스파스의 핵심 DNA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르노의 상징적 슬로건인 '보아튀르 아 비브르(voitures à vivre, 삶을 함께하는 차)'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동일한 디자인의 6개 독립 시트는 회전이 가능하며, 특히 2열 시트는 180° 회전해 3열과 마주 보거나 완전히 접어 대형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앙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콘솔에는 냉장고, 공기청정기, 게임 컨트롤러 및 보드게임 등을 갖춰 라운지 같은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퀼팅 패브릭 도어 핸들과 낮아진 벨트라인 턱,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팅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를 구현합니다.


특히 색상에서도 에스파스 1세대의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1970년대 팝 인테리어 감성을 되살려 진홍빛, 보라, 가넷 등 다채로운 붉은 계열 색상과 그러데이션 효과의 도톰한 산호색 카펫으로 실내를 화려하게 물들였습니다. 각종 부품과 조작계는 보석을 연상시키는 고급 메탈 마감을 적용하고, 접이식 테이블에는 목재 대신 짚을 활용한 상감 세공(마르케트리)을 더해 정교한 장인정신을 구현하는 한편, 붉은 톤의 텍스타일과 빛이 어우러져 실내 공간에 생동감과 몰입감을 더합니다.
사실 이 차는 르노 캉구나 현행 SUV 버전의 에스파스를 흔들기 위해 나온 차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향후 등장하는 르노의 SUV와 MPV등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단서를 제시하는 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모터쇼에 나오는 컨셉트카의 근본적인 역할이죠. 유럽 자동차 산업계가 흔들린다 해도 파리모터쇼에 남아 있는 근본력이 이런 겁니다.

한편 르노는 이번 파리모터쇼 부스에 1960년대 프랑스 모터스포츠를 상징하는 르노 8 고르디니를 2인승 순수 전기 쿠페로 재해석한 모델인 ‘르노 8 고르디니 콘셉트(Renault 8 Gordini Concept)’를 비롯해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을에 기반한 ‘르노 4 JP4X4 콘셉트(Renault 4 JP4X4 Concept) 등 현행 차량 기반의 다양한 배리에이션 컨셉트카를 선보입니다.

![[파리모터쇼 2026]푸조, 홈그라운드 차력쇼](https://static.wixstatic.com/media/adb7fb_95a93187c5aa4c5fa9e34fb7d91a0c06~mv2.jpg/v1/fill/w_980,h_653,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adb7fb_95a93187c5aa4c5fa9e34fb7d91a0c06~mv2.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