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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5세대 투싼 대공개, 기대와 의심

작성자 사진: 한명륜 기자
한명륜 기자
10분 전
4분 분량

파워트레인 및 안전 성능, 글레오 AI는 글쎄

9월 18일, 2026년 하반기 현대차의 최대 기대 차종인 투싼(Tucson) 5세대 모델 ‘디 올 뉴 투싼(The All New Tucson)’이 지난 9월 18일, 고양의 CJ E&M 스튜디오 센터에서 공개됐습니다. 아직 구체적 제원과 가격 공개 전이지만 현대차가 강조한 핵심 사양들을 기준으로, 기대를 모으는 포인트와 시장에서 검증이 필요해 보이는 사양들을 정리해봅니다.

Hyundai The All New Tucson
현대차 투싼 5세대 '디 올 뉴 투싼(The All New Tucson)

 

현대차 투싼

 

넓어진 실내, 절제된 크기

(From left) Cho Beom-soo, Vice President and Head of Hyundai Exterior Design Group; Yoon Hyo-jun, Senior Vice President and Head of Domestic Business Division; Seo Man-kyu, Vice President and Head of MLV Project 1 Group.
(좌부터)현대차 현대외장디자인실장 조범수 상무,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윤효준 전무, 현대차 MLV프로젝트1실장 서만규 상무

이번 5세대 투싼은 이전 4세대 모델(전장 4,640mm, 전폭 1,865mm, 휠베이스 2,755mm) 대비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 수치가 각각 60mm, 40mm, 30mm 늘어났으며 그 결과 전장 4,700mm, 전폭 1,905mm, 휠베이스 2,785mm에 달합니다. 길어진 전장과 2,780mm를 넘어선 축거를 통해 패밀리 SUV 구매층이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2열 레그룸과 적재 용량도 확대했습니다. 동시에 전폭 역시 1.9m를 넘어서며 실내 좌우 거주성을 키웠습니다.

 


The All-New Tucson, with dimensions expanded to a length of 4,700 mm, a width of 1,905 mm, and a wheelbase of 2,785 mm.
 전장 4,700mm, 전폭 1,905mm, 휠베이스 2,785mm로 확대된 디 올 뉴 투싼

그러면서도 상위 체급인 싼타페의 영역을 무리하게 넘보지 않는 선에서 차체 비례를 조율했습니다. 무작정 차체를 키우던 몇 년 전까지의 무리한 확장 전략을 버리고 준중형 SUV 특유의 기동성과 일상 주행 및 주차의 편의성을 해치지 않는 세그먼트의 한계를 지켜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이는 기하학적인 볼륨과 어울려 차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탄탄하고 균형미 있게 만듭니다.

 

SUV 본연의 성능 업그레이드

동력계와 주행 기본기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기술적 개선이 엿보입니다. 엔진 라인업은 1.6리터 가솔린 터보와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운영됩니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의 최고출력은 기존 대비 13ps 향상된 193ps를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27kgf·m로 기존과 동일합니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이 맞물립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최고출력 245ps에 복합연비 17.4km/L를 달성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변속기 상세 제원은 아직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행 자동 6단의 로직을 개선한 형태가 유력해 보입니다.

 

The All-New Tucson avoids excessive increases in vehicle size while achieving an expanded interior space.
과한 체급 증대는 지양하고 실내 공간 확장을 구현한 디 올 뉴 투싼

주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하드웨어 보강도 구체적입니다. 전륜 서스펜션과 차체가 맞닿는 연결 부위의 강성을 높이고, 후륜 서스펜션을 지지하는 차체 하부 구조를 보강해 직진 안정성과 섀시의 비틀림 강성을 확보했습니다. 서스펜션 자체에는 감쇠력 조절 자유도를 넓힌 신형 밸브를 적용해 노면 충격과 불필요한 상하 거동을 억제했습니다. 이를 통해 차체가 커졌음에도 고속 선회 시 롤을 제어하며, 1열뿐 아니라 2열 탑승객의 승차감까지 고려한 세팅을 갖췄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구동 모터를 제어해 차체의 피칭과 바운싱을 억제하는 ‘E-트랙션(E-Traction)’을 더해 요철 구간이나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거동 안정성을 뒷받침했습니다. 또한 N.V.H(소음·진동·불쾌감) 저감 설계 역시 꼼꼼히 반영됐습니다. 엔진 마운트의 유체 구조를 손보고 변속기 마운트에 듀얼 스토퍼를 적용해 초기 시동과 재가속 시 전달되는 1차적 진동을 줄였습니다. 실내 격벽 역할을 하는 대시 패널에는 흡차음 패드를 덧대어 엔진룸 투과음을 낮췄으며, 전석 도어 글라스의 두께를 늘려 고속 주행 풍절음을 줄였습니다.

 

차체 확대에 따른 효율 저하는 공력 성능 개선으로 상쇄했습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모두 리어 스포일러 및 17인치 휠 형상을 최적화하고,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과 리어 범퍼 스포일러를 적용했습니다. 특히 액티브 에어 플랩 테두리에 실링재를 둘러 누설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이전 4세대의 공기저항계수(Cd) 0.33을 이번 5세대에서는 0.30까지 낮춰 고속 주행 효율을 챙겼습니다.

 

비상 탈출 대책과 선별된 주행 보조의 기본화

안전 사양에서는 사고 후 2차 피해 방지와 저속 조작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기능들이 대거 반영되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충돌 사고로 메인 전원이 차단되는 비상 상황을 대비한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의 최초 적용입니다. 보조 전원을 이용해 잠금 해제 기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하여 탑승자의 자력 탈출 및 외부 구조의 지연을 막는 물리적 안전망을 갖추었습니다. 여기에 기본 안전 사양으로 9개의 에어백과 전자식 변속 레버(SBW)의 P단 긴급 제동 기능을 기본 적용했습니다.


The All New Tucson
디 올 뉴 투싼

 

저속 주행 및 주차 보조 시스템도 보강되었습니다. 정차 또는 서행 중 가속 페달 오조작을 감지해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거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가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되었습니다. 이 기능은 앞서 경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에 먼저 적용되어 고령 운전자나 페달 오인 사고 방지 대책으로 주목받았던 사양으로, 준중형 차급인 투싼까지 기본 적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아울러 커진 전폭과 휠베이스를 감안해 저속 전진 시 장애물 충돌을 방지하는 ‘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2(PCA-F)’와 전·후·측방 주차 거리 경고(PDW),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2(PCA-R) 역시 기본 품목으로 묶어 좁은 골목길과 주차 공간에서의 조작 부담을 낮췄습니다.

 

골목길 후진 편의를 돕는 ‘기억 후진 보조’도 동급 최초로 탑재되었습니다. 이는 차량이 직전 진입하며 지나온 궤적을 기록해 후진 시 스스로 조향을 제어하는 기능으로, 그랜저의 익스클루시브 트림부터 기본 사양이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활용한 시야 보조 장치로는 투명뷰 기능을 포함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차량 하부 노면을 비추는 ‘그라운드 뷰’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역시 오프로드 주행뿐 아니라 도심 내 연석 주차 시 휠 긁힘을 방지하는 등 실용적인 보조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편의 기능 측면에서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와 문을 닫고 멀어지면 스스로 잠기는 워크 어웨이 락(WAL)이 기본 제공되며, 좁은 주차선에서 유용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는 주력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부터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이외에도 100W 초고속 충전 C타입 포트, 간접 풍을 유도하는 멀티 에어 벤트, 2열 수동 사이드 커튼, 1열 릴렉션 시트,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사운드 시스템 등이 선택 및 기본 사양으로 구성되어 실거주 편의를 챙겼습니다.

 

 

글레오, 완성도 모호한데 가격 상승 부추기나

하지만 차체와 기본기의 개선과 달리, 인포테인먼트와 제어 시스템의 핵심으로 내세운 ‘글레오(Gleo) AI’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Interior of The All New Tucson
디 올 뉴 투싼 인테리어

앞서 글레오 AI가 먼저 탑재되었던 그랜저와 아반떼의 선례를 살펴보면, 음성 인식 속도와 맥락 이해력, 시스템 연동 오류 등에서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완숙도가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실제 이를 사용한 리뷰어들의 테스트 장면에서도 드러났죠. 농담 따먹기를 잘 하는 능력으로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발화의 문맥적 의도를 헤아리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개발사인 포티투닷(42dot) 측에서는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안정성과 일관성을 추구하는 개발 방향이다"라는 식의 원론적인 해명만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기술의 신중함이라기보다 기능적 제약과 미완성에 가깝습니다. 이번 투싼에 탑재될 버전 역시 선행 차종에서 불거진 불만 사항들을 기술적으로 얼마나 극복했을지 시장의 면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현대차는 앞서 그랜저와 아반떼에서 글레오 AI를 전 트림에 기본 사양으로 포함하면서 사실상 차량 가격의 동반 상승을 강제하는 흐름을 보여주었습니다.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 기본 탑재 형태로 비용 부담을 안긴 셈입니다. 만약 이번 투싼마저 동일한 방식으로 글레오 AI를 전 트림에 강제 적용한다면, 실구매 가격은 글로벌 시장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토요타 라브4(RAV4) 하이브리드의 가격대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가격이 비슷해도 첨단 인터페이스의 투싼을 선택할 고객들이 많겠지만 반대로 고질적인 파워트레인 내구성 문제 등을 이유로 다른 선택을 할 상황도 생길 수 있죠. 아직 시장에서 완성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신기술 소프트웨어 비용이 차량 기본 가격으로 전가되는 구조를 소비자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2004년 첫 등장해 올해로 22년 이상 롱런하고 있는 현대차 투싼은,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인정받는 모델입니다. 한 대의 SUV를 넘어,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할 때 가장 보편적인 선택지 중의 하나라는 말이죠. 매력적인 업그레이드 요소와 아직 의심스러운 부분이 공존하는 이 차, 과연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분명한 건, 비슷한 전략의 아반떼는 위기를 맞이했다는 겁니다. 생산 대수가 적다는 변명이 있지만 고객들의 냉정함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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