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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의 가치를 증명했던 23년, 혼다 코리아 ‘네 바퀴’와의 작별

  • 작성자 사진: 한명륜 기자
    한명륜 기자
  • 18시간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시간 전

혼다코리아 자동차 사업 철수에 부쳐

불과 세 시간 여를 남겨둔 시간 혼다코리아는 긴급 기자회견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혼다코리아가 오는 2026년 말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악재를 견딜 수 없는 지사의 운명이지만 그래도 멈춤이 이런 식으로 다가오는 것을 바라진 않았습니다. 단순한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라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진정한 ‘드림카’였던 혼다자동차의 국내 사업 ‘잠시 멈춤’에 대해 소회를 밝힙니다.

 

Honda CR-V Hybrid
혼다 CR-V 하이브리드

2026년 4월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지홍 대표이사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와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 자원을 모터사이클 등 핵심 영역에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디까지나 생존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죠. 글로벌 시장에서도 혼다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미베 토시히로를 포함한 경영진이 3개월간 급여 30%를 자진반납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임포터가 아닌 지사의 입장에서, 글로벌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나는 2004년 국내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 만에 내린 무거운 결단 앞에서 ‘드림카’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내게 드림카를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어코드나 CR-V를 꼽아왔거든요. 수억대의 슈퍼카, 1,000마력을 넘보는 전기차가 즐비한 세상에서 대중 브랜드의 모델을 드림카라 부르는 이유는, 나에게 '꿈(Dream)'의 가치가 화려한 숫자나 출력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혼다에서 본 것은 현란한 눈속임이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삶 속에서 입증되는 '실력'과 '본질'이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보다 운전자인 내가 느끼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 그런 고집스러운 기본기가 혼다의 차들에는 분명히 존재했다.물론 시장의 흐름은 냉혹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혼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습니다. 화려한 인포테인먼트와 편의 사양으로 무장한 국산차들이 수입차 못지않은 안정성까지 갖춰가면서, 혼다만의 정직한 기본기가 대중을 설득하기엔 점점 더 어려운 시대가 됐죠.



Honda Accord Hybrid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여기에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와 뒤늦은 전동화 전략의 여파가 겹치며, 혼다코리아는 결국 '선택과 집중'이라는 생존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2025년부터 이미 신차 물량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현장의 불만이 있었고 상당수 직원들이 타 브랜드로 이직했습니다.

 

오랜 시간 혼다의 브랜드 스토리 로컬라이제이션과 온드 미디어를 맡아오며, 나는 이 브랜드의 가치가 내가 지향하는 삶의 궤적과 닿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단단한,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속 있는 그 가치는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독보적인 저력이었습니다.

 

물론 그 저력을 판매로 전환시키는 데 실패한 혼다코리아의 전략 부재도 아쉽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나 프로모션 등은 불가능했을까? 제품의 본질을 구매의 동기로 끌 만한 전략(개인사업자를 위한 하이브리드 프로모션 등)은 불가능했을까? 혼다의 직원이었다면 어땠을까를 두고 내 일처럼, 내 회사처럼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2025 Honda Odyssey
2025 혼다 오딧세이

물론 혼다 어코드, CR-V, 파일럿, 오딧세이 등의 차량을 보유한 고객들에 대한 케어는 유지되어야 하며 그에 대한 의무는 이행한다는 것이 혼다코리아의 입장입니다. 혼다코리아는 판매 사업 종료 후에도 차량 유지관리, 부품 공급, 보증 등 애프터 서비스(AS)를 지속하며 기존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Honda Pilot Facelift Black Edition
혼다 파일럿 부분변경 블랙에디션

그나마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모터사이클 사업이 남은 동앗줄입니다. 앞으로도 핵심 사업으로서 더욱 강화될 예정이죠.

 

비록 한국 시장에서 혼다의 '네 바퀴'는 멈춰 서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본질의 가치는 우리 곁에 남은 10만여 대의 차량을 통해 계속 증명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방식이 됐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동안 묵묵히 길을 달려온 혼다의 자동차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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