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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위협적인 중국 전기차, 지커 7X

  • 작성자 사진: 한명륜 기자
    한명륜 기자
  • 2일 전
  • 4분 분량

가격 성능에서 현대 아이오닉 5∙기아 EV6 앞서

지커는 지리 그룹(Geely) 그룹의 고급 모델입니다. BYD가 초저가로 '다이소'에서 파는 가전제품 느낌인데다, 벌써 비속어와 결합한 멸칭까지 생겨버려 이미지 고급화는 애초에 포기해야 한다지만, 지커는 입장이 다릅니다. 폴스타(Polestar), 볼보(Volvo)와 궤를 같이하는데, 두 브랜드 모두 한국에서 성공적인 편입니다. 차종에 따라서 한국산 배터리나 전장, 타이어 등을 적용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었습니다.


Zeekr 7X
지커의 7X가 국내 사전 계약에 들어갔습니다

지커의 7X가 위협적인 이유는, 다른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어쩌면 한국 소비자들이 딱 원할 만한 차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들, 지금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오닉 5, EV6보다 약간 커

수납 공간에서 우위

 

차세대 혁신 기술인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플랫폼'에 기반한 지커 7X의 제원 수치는 전장 4,800㎜에 휠베이스가 2,900㎜입니다. 전폭은 1,920㎜이며 전고가 1,650㎜입니다. 휠베이스는 EV6와 비슷하고 그 외 수치는 40~100㎜ 정도 큽니다. EV6가 엄밀히 따지면 SUV는 아니고 공력 성능에 주안점을 둔 고성능 크로스오버에 가깝다는 장르적 특성도 차이로 작용합니다.


The Ziker 7X has a length of 2,900mm; while its wheelbase is the same as the Ioniq 5 and EV6, it is larger in length and width.
지커 7X는 전장 2,900mm로 아이오닉 5, EV6와 휠베이스는 동일하나, 전장과 전폭이 큽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간 주요 외산 전기차들은 국산 기준으로 준중형 수준의 크기 혹은 그 이하이거나 아니면 너무 큰 사이즈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대가 애매하죠. 중국산인 테슬라 모델 Y가 불티나게 팔린 것도 다른 걸 떠나서 크기의 매력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개 이 정도 급의 차는 동력원을 차지하고 패밀리카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공간감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죠. 트렁크 순수 적재 용량도 539리터에 달합니다. 휠베이스는 동일해도 차체 자체가 더 크기 때문에 50리터, 말통 2개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강력한 성능과 긴 주행 거리


중국 전기차를 무시할 수 없는 핵심적인 이유가 상당 수준에 이른 배터리 기술 때문입니다. 아직 삼원계 배터리의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 면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다지만 추월을 앞두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7X를 보면 그러한 위협은 매우 실질적입니다.


이 차의 트림은 프로(Pro), 맥스(Max), 울트라(Ultra)로 구분됩니다. 뭔가 대놓고 스마트폰 같은 느낌인데요. 프로와 맥스 트림은 브이렘트(VREMT)의 75kWh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되고 울트라는 CATL의 100kW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장착됩니다. 브이렘트는 지리와 CATL의 합작 법인 기반 회사가 개발한 것이죠.


프로와 맥스는 효율 중심이라는 게 지커의 설명입니다. 싱글 모터 후륜 구동 모델이죠. 그러나 절대 성능 자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421ps의 최고 출력과 45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해 아쉬움 없는 성능을 발휘합니다. 상온 복합 주행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국내 인증 주행 거리는 프로가 375km, 맥스가 483km의 주행거리를 구현합니다.


울트라의 경우는 듀얼 모터 모델로 최고 출력 645ps와 최대 토크 72.4kg·m을 발휘하며 0→100km/h 도달 시간은 3.9초에 불과합니다. 복합 주행 거리는 440km에 달하죠.


여기에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적용해 글로벌 사양 기준으로 360kW 초고속 충전이 가능합니다. 나아가 최적의 조건에서 잔량 10%→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프로 트림은 약 13분, 맥스 및 울트라 트림은 약 16분입니다. 안정성과 안전 문제는 두고 볼 일이겠지만 아직 지리 계열 차량들이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골든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LFP 배터리는 낙하 충격 등 극한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지커도 001 모델에 장착됐던 86kWh 배터리의 열폭주 가능성이 제기돼 리콜을 진행한 바 있지만 그 이후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역점을 뒀습니다.

 


뼈아픈 위협 요소,

지커 7X의 가격

 

사실 기술적인 요소만 놓고 보면 굳이 지커를 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도 전기차 영역에서는 그 기술적 완성도가 높으니까요.


문제는 가격입니다. 지커는 고급 브랜드 모델임에도 가격이 낮습니다. 물론 양국의 자동차 교역이 완벽하게 호혜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고, 제원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은 아이오닉 5나 EV6를 앞섭니다. 프로가 5,299만 원, 맥스가 5,999만 원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도 6,999만 원입니다.


이 급에서 한국의 국가대표인 아이오닉 6 N의 가격이 7,700만 원을 넘습니다. 고급 모델인 제네시스 GV 60 마그마는 9,800만 원입니다. 사실 이 차들이야 비싼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Zeekr 7X, based on Geely's SEA
지리 그룹 SEA 플랫폼 기반의 지커 7X

그러나 듀얼 모터로 306ps인 EV5 GT의 가격이 5,600만 원입니다. 주행 거리가 압도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배터리도 CATL NCM입니다. 지커는 BYD가 아닙니다. 지리의 적자라고 한들, 유럽 브랜드를 부모로 둔 폴스타, 볼보를 통해 국적에 대한 거부감을 한 번 희석한 브랜드입니다. 인도 과정이나 브랜드 운영에서 치명적인 실수나 고객 홀대 등의 이슈가 터지지 않는다면 국산 전기차 대비 두드러지는 약점이 없습니다.


그나마 현대차가 아이오닉 5의 가격을 약간 하향 조정하며 방어에 나선 것이 고무적입니다. 저가 라인업인 모던의 익스클루시브 트림 가격을 160만 원 하향 조정했고 구매 프로그램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이러한 위협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만큼 가격 면에서는 보다 본질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매끈함과 볼륨감 살린 외관

조금 ‘싼티’는 나지만 깔끔한 실내

 

디자인이라도 약점이 있으면 좋으련만(?)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중국 특유의 '짝퉁' 느낌이 아닙니다. 물론 전기차 디자인의 한계 상, 아주 독창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이오닉 5를 연상케 하는 부드럽고 볼륨감 있는 루프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전륜 펜더에서 1열 도어 패널로 이어지는 하단의 볼륨 처리와 21인치 휠을 품은 휠 아치가 근육질적인 매력을 구현합니다. 그런 한편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을 적용해 매끈한 인상을 주는 전기차 디자인의 상식적 문법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16-inch center touchscreen. It is flashy, but there are reports of interference with the steering wheel's view and operation.
16인치 센터 터치스크린. 화려하지만 스티어링휠과의 시야 및 동작 간섭이 있다고 합니다

전면의 '스타게이트 라이트 밴드(Stargate Light Band)'는 미학적 요소와 안전성을 동시에 지향합니다. 가운데에서 한 번 끊어지는 수평형 리어 램프는 과하지 않고 샤프한 디자인에 눈에 띕니다. 그 위로 이어지는 테일게이트 리드의 날카로움도 돋보입니다.


인테리어에는 약점과 단점이 공존합니다. 공간이 넓고 단정한 인상을 주며, 16인치 터치스크린은 폴스타 4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큽니다. 다만 스티어링휠과 터치스크린의 공간 구성 상 시야에서 충돌한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시승 평가입니다. 소재에서 약간의 '싼티'가 난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부정적으로 보는 매체들은 '저렴한 소재에 친환경 이미지지를 더해 비싸게 판다'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아직 실물 시승을 하지 못해서 이 부분은 평가하기 이르지만 해외 매체들이 이러한 평가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현대나 기아의 전기차들이 약간이나마 우위를 가질 부분이긴 하나, 가격과 성능에서 밀리는 점에 대한 완벽한 방어 포인트가 될지는 의문입니다.


The interior of the 7X, which has been described by overseas media as looking a bit 'chintzy'.
약간 '싼 티'(chintzy)가 난다는 해외 매체의 평도 있는 7X의 실내

중국 제품은 완성도나 디테일 면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컸지만, 제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미 그것은 편견이었습니다. 충분한 자본과 예산만 투입된다면 현대화된 설비와 시스템을 통해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중국 자동차 기업의 상황입니다. 특히 약간은 자유로운 기질을 갖고 있는 지리 그룹 리슈푸 회장의 성향이라든가 유럽 디자인 전문가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는 점도 지리 산하 자동차들의 디자인에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디자인 총괄은 아우디, 벤틀리 등을 거친 슈테판 질라프(Stefan Sielaff)입니다. 아우디 A1 해치백, 3세대 CLS 등의 작업에 참여했고 벤틀리 플라잉 스퍼 3세대(현행)를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지커는 스웨덴 예테보리와 중국 상하이에 각각 디자인 센터와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죠.


지커 코리아는 서울(강남·서초·강서)과 경기권(판교·일산·인천·수원), 충청권(대전), 경상권(부산) 등 전국 9개 핵심 거점 매장에서의 사전 계약을 시작으로, 연내 14곳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고객 접점을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범 지리 그룹 차량으로 폴스타의 3와 5도 2분기 이후 고객 인도를 시작하는데 이것 역시 후광 효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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