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4세대 엘그란드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공개
- 한명륜 기자

- 2시간 전
- 3분 분량
첨단으로 돌아온 가장 일본적 미니밴…그런데 한국서도 통하지 않을까?
10월 29일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 ‘재팬 모빌리티 쇼 2025’에서 닛산이 미니밴 엘그란드(Elgrand)의 4세대 모델 등 주요 전략 차종들을 공개했습니다. 엘그란드는 토요타 알파드와 함께 일본 미니밴 시장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죠. 닛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전략적인 볼륨 모델, 상징적 모델의 가치는 더욱 드러나는 법입니다.
닛산 엘그란드 재팬 모빌리티

“Timeless Japanese Futurism”
첨단을 입은 일본 미니밴의 레거시
1997년에 등장한 닛산의 엘그란드는 일본 시장에 ‘프리미엄 미니밴’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넓은 실내 공간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여기에 일본차다운 줗애의 기본기를 갖춘 일본형 미니밴은, 일본 자동차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죠. 이 프리미엄 미니밴은 이후 튜닝 시장에서도 베이스카로 인기를 얻게 됩니다.
새로운 엘그란드의 디자인은 “타임리스 재패니즈 퓨처리즘(Timeless Japanese Futurism)”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차종의 레거시를 반영하면서 전a체적인 주행 성능과 기능의 현대화를 압축적,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외관 디자인이 이 키워드를 증명합니다.

특히 이 레거시는 일본 전통 문화적인 요소를 반영합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일본 전통 문살 목공예인 ‘쿠미코(組子)’ 패턴에서 따왔습니다. ‘쿠미’는 짜다라는 뜻의 동사죠(‘고노 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데... 그거 맞습니다). 아직 완전 양산 전의 차종이라 전체 제원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장은 4,995mm, 전폭이 1,895m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 크기에 비해 압도적인 실내 공간감이 매력적이죠.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대표 컬러는 ‘후지 던(Fuji Dawn’ 즉 후지산의 여명을 의미합니다.

인테리어도 매력적입니다. 개방감이 우수하고 특히 1열의 대시보드와 조작계가 보여주는 탁 트인 느낌이 돋보입니다.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그 아래 운전자 중심으로 약간 기울어진 설계, 그리고 크래쉬패드와 도어 트림의 연결된 조형성 등에서 시원한 속도감도 느껴집니다. 여기에 센터 콘솔은 여유로우면서도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 정리를 자랑합니다.
시트 구조는 한눈에 봐도 안락감과 안정성이 느껴집니다. 미니밴이나 대형 SUV는 운전자와 조수석을을 잘 분리하지 않는데 이 차는 각자의 공간 분리가 확실해서, 운전자는 주행에 대한 몰입을, 조수석 탑승자는 주행 중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특히 1열 조수석에도 상위 트림의 2열에 적용될 법한 종아리 받침이 적용돼 있습니다. 1열 좌석에는 오랜 제휴 관계에 있는 보스의 스피커가 통합된 헤드레스트 적용돼 있습니다. 일본 차들이 실내 디자인에서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레인지 익스텐더 타입 3세대 e-Power 하이브리드
1.5리터 엔진은 발전만 담당
4세대 엘그란드는 닛산의 3세대 e-Power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차입니다. 모듈러 5-in-1 방식이며 업데이트된 4륜 구동 방식인 e-4ORCE(e-포스)를 적용한 첫 글로벌 모델이기도 합니다. 모터로 제어되는 4륜 구동 방식이기 때문에 복잡한 기어를 통해 움직이는 내연기관 4륜보다 훨씬 정교한 드라이빙과 개선된 승차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모터 토크가 피칭이나 롤링을 최소화하고 인텔리전트 다이내믹 서스펜션도 적용돼 미니밴의 약점이었던 멀미 요인 제공 등을 억제했습니다.

이 차에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되는데 그 구동력이 직접 차축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모터의 발전원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특지입니다. 전형적인 레인지 익스텐더(주행 거리 연장) 전기차죠. 일본은 전기차 충전 시설의 보급률이 주변 국가 특히 한국 대비해서도 저조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지진의 영향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보니 환경적으로도 하이브리드의 개념에서 연장되는 이러한 파워트레인이 적합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ADAS 기능인 ‘ProPILOT’은 50km/h 이하의 시내 주행에서 핸즈 오프(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가 가능하며 옵션 사양인 ‘ProPILOT2’는 고속도로에서의 일부 핸즈 프리 기능도 제공합니다. 일본의경우 한시적이긴 하지만 레벨 3 자율주행을 법제화한 바 있는데 닛산은 나름대로 이 영역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토요타 알파드의 대성공
이 차만큼은 가능성 있다?
닛산은 2019년에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남아 있는 기존 판매 차종에 대해서는 오는 2028년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그 시기도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닛산 차종들의 경우에는 내구성이 우수하고 어느 정도 수입차를 운용할 경제력이 된다면 사설 센터에서 수리를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닛산이 다시 돌아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일단 닛산도 내세울 만한 전기차가 있긴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전기차는 이미 테슬라아니면 현대차 아이오닉 라인업 구도로 굳어져버렸습니다. 끼어들 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전기차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어 있죠.

그럼에도, 혹시라도 좋은 임포터가 있다면 그나마 성공할 것으로 생각되는 차가 이 엘그란드가 아닐까 합니다. 일본식 미니밴인 국내에 통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 과감한 도전으로 성공한 사례가 바로 토요타의 알파드였죠. 물론 절대 도입량 자체가 적었지만 순식간에 완판됐고 길거리에서도 눈에 자주 띕니다.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 현대차 스타리아나 카니발 대비 우수한 승차감 그리고 상대적으로 외형 크기가 작아 주차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 틈새 니즈를 장악했습니다. 내친 김에 토요타코리아는 이 차의 고급 버전인 렉서스의 LM까지 가져와 완판시켰죠.
따라서 엘그란드도 가격과 AS 라인에 대한 나름의 방법을 갖춘 영리한 임포터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한국에서 알파드에 준하는 성과를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토요타 알파드와 렉서스 LM의 성공은 토요타코리아의 기획력, 토요타 본사가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차가 좋다고 무조건 팔리는 일은 아니니 속단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차 자체가 매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미니밴은 한국에서도 유용한 장르이며 여전히 더 많은 대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아직 스타리아와 카니발 양강 체제이고 수입에서는 혼다의 오딧세이와 토요타 시에나 정도입니다. 그나마 혼다코리아는 오딧세이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는 편-어차피 일찍 완판되고 물량도 많이 못 가져오는 사정-이라 선택지가 많지는 않죠. 국내에 이 정도 차를 들여올 수 있는 임포터는 몇몇 보이는데,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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