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Rewind]4월 4주차, 차원이 다른 양과 질 오토 상하이 2025
- 한명륜 기자
- 12분 전
- 4분 분량
포르쉐 911 스피릿 70, 렉서스 8세대 ES 외
Weekly rewind 상하이
숨가쁘게 흘러가는 세상의 소음 속에서 놓치고 지나가기엔 아쉬운 모빌리티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4월 주차 Weekly Rewind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의미 있었던 상하이 모터쇼 ‘오토 상하이 2025(Auto Shanghai 2025)’의 주요 출품 차량 소식입니다.25)’의 주요 출품 차량 소식입니다.
‘감도 높은’ 911
포르쉐 911 70 스피릿
팬데믹 시기에조차 성장세를 지속했던 포르쉐가 2024년 실적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는 결국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8% 포인트. 포르쉐 중국법인의 2024년 성적표입니다. 포르쉐 같은 브랜드는 새로운 부자의 탄생이 전제돼야 하죠. 그러나 최근의 중국은 이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겁니다.

그럼에도 이번 오토 상하이 2025에서 포르쉐는 매력적인 911을 공개했습니다. 1970~80년대의 감성을 적용한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 기반의 911 70 스피릿(911 70 Spirit)이 그것이죠. 헤리티지 요소를 활용한 외관, 실내 디자인 개인화를 잘 보여 주는 모델입니다. 포르쉐에서 헤리티지 디자인은 높은 가치의 개인화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 전략이죠. 1,500대라는 대수에 한정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애매할지도 모르지만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올리브 네오 컬러를 톤 온 톤(같은 색을 채도나 밝기만 조절해 활용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시트에는 휘날리는 체커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포르쉐 고유의 파샤(Pasha) 패턴이 돋보입니다. 약간 눈이 어지럽기도 하지만 어차피 등이나 엉덩이에 눈이 달린 건 아니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고해상 12.6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화이트 포인터와 눈금선이 표시되며, 그린 컬러의 숫자는 911의 시조 모델인 356을 연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포르쉐 디자인은 이번 컬렉션 구매 고객 전용의 럭셔리 크로노그래프도 선보입니다.
3.6리터 박서 엔진은 최대 시스템 출력 541ps, 최대 토크 62.2 kg∙m를 발휘합니다. 여기에 전기 모터가 통합돼 있습니다. 한정판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도 주문 가능하며 3억 2,600만 원부터입니다.
렉서스 8세대 ES
전동화 비전 담은 세단
프리미엄 E 세그먼트의 스테디 셀러 렉서스 ES가 8년만에 풀 체인지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에 공개된 컨셉트카 LF-ZC 외관을 현실 세계에 맞게 적용한 외관입니다. SUV로 먼저 선보인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용 플랫폼 순수 전기차 RZ 시리즈와도 닮은 전면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디자인의 통일성에 있어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브랜드가 렉서스죠.

렉서스답게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단절되는 디자인이 아니라 연결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트윈 L 시그니처 램프인데요. 주간주행등을 눈에 잘 띄는 위쪽에 위치시키고 일반 주행등은 자연스럽게 그 아래로 숨듯이 들어가 있습니다. 후미에는 수평으로 이어지는 샤프한 리어 램프, 그리고 그 가운데 ‘LEXUS’ 레터링이 빛을 발합니다. 측면 패널은 종이접기 자국 같았던 LF-ZC를 훨씬 차분하게 다듬었습니다. 컨셉트카와 양산차의 차이죠.
파워트레인은 6세대 2.5리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순수 전기 두 종류입니다. 하이브리드인 350h에는 드디어 4륜 구동 방식이 적용됩니다. 후륜에 모터를 장착한 다이렉트 4 시스템으로 NX 등의 차량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시스템이죠. 그간 아무래도 세단 특유의 구조로 인해서 승차 공간 제약을 염려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드디어 세단에서 공간을 잡아먹지 않고도 다이렉트 4를 적용할 수 있는 레이아웃을 찾은 듯합니다.

전기 파워트레인은 350e와 500e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350e는 전륜에만 모터가 적용되며 500e는 듀얼 모터입니다. 아직 최고 출력 사양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350e는 221ps, 500e는 338ps를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Z 시리즈보다 약간 높은 출력 사양이죠.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350e의 경우 300마일(약 480km)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북미를 염두에 둔 기준이라 기대해볼 만합니다. 하지만 RZ450e의 주행 거리가 국내 기준 377km인 점을 감안했을 때 실제 출시 때까지 좀 더 두고 봐야겠죠.
지금이야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중심으로 보조금을 워낙 공격적으로 주는 통에, 중국과 합작회사 형태로 중국에 차량을 판매하는 제조사들조차도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렉서스도 예외는 아니죠. 2021년만 해도 10만 5,000대의 중국 내 판매량을 기록했던 ES는 더 이상 그런 영광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오토 상하이에 출시된 차들은 중국 전용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운 인상이며 렉서스 ES 역시 그러합니다.
AI 드라이브로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 회복한다
폭스바겐
폭스바겐에게 있어 2024년은 치욕이었습니다. 독일 내 몇몇 공장이 가동을 멈춘다는 이야기도 돌았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가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현상을 뺴고 이야기할 수는 없죠. 물론 그렇다고 폭스바겐 자체의 존립이 어렵다는 건 아닙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4년 10월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45%는 중국에서 생산된 것었는데, 그 중에서 45%가 상하이 기차 즉 상하이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및 산하 브랜드 차량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쿠프라 타바스칸 같은 모델이죠. 또한 유럽으로 들어오는 테슬라 중에서도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이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AI를 통한 차량 경험 혁신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해 베이징에서 공개한 ‘ID. 코드(ID. CODE)’ 컨셉트카를 ‘ID. 아우라(ID. AURA)’, ‘ID. 에라(ID. ERA)’, ‘ID. 에보(ID. EVO)’ 등 3대의 컨셉트카로 구체화해 폭스바겐의 차세대 스마트 전기차 비전 제시했습니다. 또한 2027년까지 총 30종의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등 신에너지차(NEV)가 포함됩니다.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이번에 공개하는 3대의 콘셉트카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In China, for China)’ 모델 전략의 가시적 성과”라며, “우리는 중국 시장 내 수입차 브랜드 중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물론 이 세부 컨셉트카들은 폭스바겐의 다른 차량들처럼 중국 내 기업들과 폭스바겐의 합작회사에서 나올 차들입니다. ID.아우라는 FAW(디이자동차), ID.에라는 오랫동안 협업해온 SAIC(상하이기차), ID.에보는 폭스바겐의 안후이 공장에서 생산될 모델입니다. 이틀 컨셉트카는 모두 AI 기반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장착해, 자율주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차량들은 내년인 2026년부터 운전자 감독 하에 자율적 추월, 조향 및 도로 합류가 가능한 레벨 2++ 수준의 보조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폭스바겐의 설명입니다. 사실 이 등급은 자율주행 단계에 있어 공식적인 등급은 아니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레벨 3 인증을 받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것도 레벨 2+까이지며 ‘++’는 다소 자의적입니다.
벤틀리 더 뉴 컨티넨탈 GT∙GTC 아주르
상하이서 최초 공개
한국인들의 벤틀리 사랑도 화제지만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물론 2024년은 중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여전히 가장 사랑받는 럭셔리카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에 오토 상하이에서는 더 뉴 컨티넨탈 GT와 컨버터블인 GTC의 아주르 모델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최고 출력 680ps의 4.0리터 V8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이죠.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벤틀리의 사양은 뮬리너 시스템을 통해 워낙 천변만화할 수 있으므로, 특별히 중국만을 위한 사양이라 할 것은 없습니다. 전시에 나온 차량은 어디까지나 예시에 가깝죠. 외관에서는 11개의 버티컬 베인으로 구성된 블랙 매트릭스 그릴과 크롬 몰딩, 새로운 디자인의 전용 22인치 휠 디자인과 ‘Azure’ 레터링 배지가 특징적입니다. 인테리어에서는 온열 및 통풍, 마사지 기능 등을 통합한 4좌석 전체 웰니스 시트 등이 적용됩니다.


중국의 기술 수준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가 그토록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봐도 차별적인 직간접적 보조금 덕분이었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가 중국 식의 보호적 보조금 제도를 활용한다면, BYD가 그렇게 싸게 팔릴 수 있을까요? 자유무역과 글로벌리즘이 환상이라면 통제에 의한 자신들만의 천국은 유효기간이 짧다는 함정도 존재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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