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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Rewind] 2025년 12월 4주차

  • 작성자 사진: 한명륜 기자
    한명륜 기자
  • 2일 전
  • 4분 분량

혼다의 LG엔솔공장 리스백 매입 외

Weekly rewind 2025

 

숨가쁘게 흘러가던 2025년도 단 사흘 남았습니다. 사실 흘러가는 시간에 분절을 만드는 것이 큰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은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랐습니다. 그 흔적은 할로윈, 동지, 설날, 송크란, 공현절 등 다양한 문화권의 세시풍속으로 남아 있죠. 주요 기업들 중에는 회계 연도(fiscal year)의 시작을 4월로 잡는 경우도 많습니다.

 

LG Energy Solution- Honda, L-H Battery Facility, Ohio Jefferson ville
LG엔솔과 혼다 북미법인의 배터리 합작 공장 'L-H' 배터리 공장

휠로그도 날짜로 어제와 내일을 구분하기보다 연속된 큰 흐름을 보는 매체가 되고자 합니다. 위클리 리와인드(Weekly Rewind) 2025년12월 4주차입니다.

 

혼다 북미 법인, LG엔솔 공장시설 매입

LG는 4.1조 현금 숨통, 혼다는 0시리즈 폼팩터 확보

 

잘 나가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캐즘(전기차 선제 수요 해소 및 둔화)과 북미에서의 내연기관 회귀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2월 초, FBPS와의 상용차용 배터리 모듈 3.9조 원대의 계약도 해지되됐는데, 포드와의 9.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도 깨지면서 자금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Ground breaking, L-H Battery Facility at Ohio
2023년 착공식 당시 LG엔솔과 혼다 임원들

이 와중에 혼다 북미 법인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는데요. LG엔솔은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인근에 건설 중인 부지를 혼다에 매각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지 면적은 축구장 78개에 달하는데요. 인근의 한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혼다가 '세일 앤 리스백(sale-leaseback, 매각 후 재임대)' 거래를 통해 L-H 배터리로부터 공장 건물을 인수했으며,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부지에 건물 소유권까지 더함으로써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 간의 합작 투자를 지원하게 되었다"고 밝혀졌습니다.

 

아직 거래가 완료된 것은 아니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LG엔솔은 거래 대금으로 28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4조 1,000억 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적어도 FBPS와의 계약 해지로 인한 위기는 막을 수 있는 정도죠. 그리고 LG엔솔이 공장을 빌려 월세를 내면서 생산은 게속 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기존 계획대로 2026년 어큐라(ACURA) 브랜드 차량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사실 혼다가 과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근미래만 봐도 남는 장사로 보입니다. 우선 L-H 배터리 공장이 그대로 합작 형태로 남아 있게 된다면, 배터리 발주량을 혼다의 상황에 맞춰 줄이거나 늘릴 수 없습니다. 생산분만큼 사줘야 하는 구조인 것이죠. 그러나 이 계약을 통해 생산 자체를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무엇보다 전동화 시장에서 뒤처졌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쇄신할 수 있습니다. 약 40마일 떨어진 곳의 메리스빌 공장에서는 2026년부터 혼다의 차세대 전기차인 ‘0 시리즈’가 공식적으로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 차에 장착되는 것이 바로 L-H 배터리이기도 합니다.

 

Honda 0 Series SUV
혼다의 전기 0 시리즈 SUV

또한 혼다는 주력 세단인 어코드의 차세대 모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적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에 L-H의 역량이 투사될 것이란 전망도 가능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북미 시장에서 확실하게 캐시카우가 돼줄 수 있죠. 물론 중국용의 CR-V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적용되지만 이는 GAC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중국 전용 사양이라 미국에서는 별도의 PHEV가 필요합니다.

 

지난 2023년,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는 한국에 직접 방문해 LG엔솔과 조인식을 가질 정도로 이 협업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무엇이든 자사의 역량으로 해결한다는 고집스러움을 내려놓고 과감히 살길을 찾기 위해 베팅한 것이죠. 물론 현재 혼다의 상황도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제품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이야말로, 혼다답습니다. 그 혼다다움과 함께 LG엔솔도 손해를 최소화하고 다시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수로 911 S/T 고객에게 같은 시리얼 넘버 전한 포르쉐

두 고객 모두 초청

 

포르쉐가 치명적인 실수를 최고의 서비스로 만회했습니다. 지난 2023년, 911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1,963대 한정으로 제작한 911 S/T의 다른 두 고객에게, 동일한 넘버가 각인돼 있었던 것이죠. 과테말라에 사는 페드로 솔리스 클루스만(Pedro Solis Klussmann)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생일 숫자를 단 1724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이 똑같은 번호가 지구 반대편의 다른 주문자인 수잔 타헤르(Suzan Hater)에게도 전달된 것이었죠. 수잔 타헤르는 1742라는 숫자를 택했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two Porsche 911 S/T
포르쉐 911 S/T의 시리얼 넘버 착오로 동일한 번호를 받게 된 두 고객이 주펜하우젠에 초청됐습니다

사실 이는 911 S/T가 거의 모든 부분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면서 생긴 실수였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한 사람에게는 제대로 전달됐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쉐는 이 실수를 브랜드의 자산으로 삼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라인업 자체가 철저한 맞춤형 차량이기 때문에 작은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죠. 실제로 두 사람이 주문한 차는 외형만 같은 다른 차라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과테말라의 클럽 포르쉐 회장이가도 한 클루스만은 익스클루시브 마누팍투르(Exclusive Manufaktur) 라인업의 헤리티지 디자인 패키지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전용 외장 색상인 쇼어 블루 메탈릭(Shore Blue Metallic)과 클래식 코냑(Classic Cognac) 패브릭, 검은색 핀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시트 중앙 패널이 들어갔습니다. 탄소 섬유 롤 케이지도 장착되어 있는데 포르쉐의 레이싱 헤리티지를 반영한 것이죠.

 

타헤르의 차는 '페인트 투 샘플 플러스' 색상인 로즈 레드로 마감되었습니다. 이 색상은 1970년대 카레라 RS 2.7과 1974년 911 카레라 RSR 3.0에 '프레이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적용된 색상이죠. 이 차량들은 포르쉐의 개인화 작업의 범위가 얼마나 방대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포르쉐는 이러한 착오를 인지한 후 두 고객을 주펜하우젠으로 초대해 각각 정확한 한정판 번호가 새겨진 두 대의 차량 사진과 각각의 내외장 색상 샘플이 담긴 고급 상자를 선물했습니다. 이 실수를 회사 역사의 일부로 공식 기록하기 위해, 잘못 부착된 명판은 회사 기록 보관소 책임자인 프랑크 융에게 전달되어 고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류 및 보관되었습니다.

 

Porsche 911 S/T 1724
포르쉐 911 S/T의 정정된 시리얼 넘버

포르쉐 특별주문 부문 책임자인 칼 하인츠 볼츠는 "제조 과정에는 전문적인 수작업이 많이 포함되고, 사람이 개입하다 보니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입니다"라며, "고객에게 적절하게 사과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수와 리스크를 숨기기보다 자산화할 수 있다는 것, 포르쉐다운 발상이고 이런 것이 럭셔리 브랜드다운 태도입니다.

 

 

삼성전자 산하 하만

ZF ADAS 사업무문 인수

 

삼성전자가 지난 23일, 자회사 하만(HARMAN International)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 AG, 이하 ZF)’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ZF社 ADAS 사업 인수는 15억 유로(한화 약 2조 6,000억원) 규모로,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지 8년 만의 전장 사업 인수입니다.

 

Harman merged ZF's ADAS
삼성전자 하만이 ZF의 ADAS 부문을 약 2조 6,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ZF는 변속기 제조사로도 알려져 있지만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종합 전장업체입니다. 하만이 인수하는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ADAS 스마트 카메라 분야 세계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핵심 주행 보조 기술을 확보하며,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ADAS 사업에 본격 진출합니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ADAS를 통합한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역량을 강화해 SDV 전환을 선도하고, OTA 기반 소프트웨어 확장성과 개발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삼성전자의 IT·AI 기술과 하만의 전장 전문성을 결합해, 급성장 중인 ADAS·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에서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체 GPU 개발에 성공했는데, ZF의 ADAS 기술과 결합한다면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ZF ADAS
ZF ADAS

 


이 대목을 보니 한화에 넘긴 방산 기업 테크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화에 넘기기 전 삼성테크윈이 갖고 있던 기술이 바로 고화질 카메라 기술이었죠. 물론 지금까지 그걸 갖고 있었다면 삼성 전체의 발목을 잡았을 테니 그 때의 판단도 전략적이었겠지만, 규모를 축소하고 차량용 카메라 부분으로 옮겨 사업을 지속했다면 굳이 이 돈을 들여 인수를 하지 않았어도 됐지 않을까요? 당시 한화의 삼성테크윈 인수 가격은 약 8,400억 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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