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6 시즌, 4월 중동 일정 괜찮을까?
- 한명륜 기자

- 59분 전
- 4분 분량
네타냐후의 재촉과 살만의 제안, 트럼프의 체스판
이란 현지 시간 2월 28일 오전 9시 45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내 핵 시설 및 주요 군사 거점을 대상으로 한 공습을 개시했습니다. 그리고 28일 밤에는 이란의 보복 선포가 있었습니다. 현재 공식적인 상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미군 기지를 향한 공격은 대부분 방공망에 무력화됐으나 문제는 민간 시설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여행지이나 부의 표상처럼 여겨지는 도시 두바이가 직접 포화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부르즈 알 아랍까지 피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F1 2026 중동
이런 상황에서 FIA(국제자동차연맹)과 F1 주최측의 속도 타들어갑니다. 개막 후 두 번째, 세 번째 그랑프리가 각각 바레인(4월 10~12일), 사우디아라비아(17~19일)이기 때문입니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F1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합니다. 과연 2026 시즌 F1의 중동 일정은 어떻게 될까요?
속전속결 노리는 트럼프 행정부
계산대로 될지는 미지수
사실 이번 미국의 이란 타격은 긴 시간을 전제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전략은 서반구 중심 즉 자신의 안마당인 북중미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하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는 정도였죠. 중동에 대해서는 갈등의 봉합자 역할을 자처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기조를 지지하는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쓸데 없는 전쟁에 비용과 국력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공격 역시 장기전이 아니라 최대 2주 내의 제한적인 타격을 전제로 입안됐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계산대로 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37년간 신정으로 철권 통치를 단행했던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 سید علی حسینی خامنهای. Sayyid Ali Hosseini Khamenei, 1939년 4. 19~2026. 2. 28)가 폭사한 것이 확인됐습니다만, 벌써 이런 서태를 예견한 듯 2, 3인자를 통한 후계 구도를 구축하며 이란 신정의 수뇌부는 조직 정비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결사 항전을 외칩니다. 물론 수단이 남아 있지 않은, 유효하지 않은 언설일 수도 있으나 미국이 아프간전에서 얼마나 진땀을 흘렸는지를 떠올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여러 조건 때문에 가볍게 손을 털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단 말이죠.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속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입니다.
바레인의 사키르 GP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GP는 한 달 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간인 상대의 공격이 없었다면 모르되,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두바이의 핵심 상업지구인 팜 주메이라 지역에까지 드론, 포탄이 날아들며 상황이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게 됐습니다. 미국의 의도와 달리 2주 안에 이란 핵 농축 포기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면 분쟁은 정식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 사키르, 제다 피해 상황
미군 기지 가까운 사키르 민간 상업지구 피해 있어
미군 기지 자체는 직접 공격당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방공 시스템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게다가 드론 공격 등은 재밍으로 접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 있는 미 해군 5함대 사령부(NSA Bahrain)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기지 자체가 시가지에 있는 어반 베이스(urban base)인데다, 기지 주변 고급 호텔이나 아파트먼트에는 미군 장교나 가족들의 숙소가 있습니다. 이는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이란의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소프트 타깃입니다. 3월 1일, 뉴욕 포스트가 SNS로 제보를 받아 보도한 에라 뷰(Era View) 타워 드론 피격 장면은 소프트 타깃 공격의 전형이라 할 수 있죠.
사우디아라비아 GP가 열리는 제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관광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번 공격을 위해 미국을 움직인 적극성에 대해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보다 한 술 더 뜬 사람이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오히려 바레인보다도 사우디아라비아 GP가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F1은 물론 포뮬러 E 기간에도 제다 코니쉬 서킷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정유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습니다. 이란의 보복 수단이 파괴된다 해도 지령을 받은 후티 반군이 또 움직일 수 있죠.
빈 살만과 트럼프의 거래?
여기서 잠깐, 미국 언론의 보도가 맞다면 빈 살만 왕세자는 왜 이란 공격을 적극적으로 사주했을까요? 알려져있다시피 두 사람은 경제적으로 매우 끈끈한 관계입니다. 부의 체급으로 보면 도널드 트럼프는 빈 살만의 상대가 되지 않지만, 미국 대통령입니다. 퇴임에도 ‘전임 미국 대통령’일 거고요. 게다가 개발 사업 능력 면에서의 천재성과 경험이 있죠. 살만은 트럼프를 필요로 합니다.

트럼프도 빈 살만으로 인해 얻는 것이 많습니다. 바로사우디국부펀드가 주최하는 LIV 골프 대회가 도널드 트럼프 소유의 코스에서 진행됩니다. 이는 트럼프에게 막대한 수입을 제공합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중에도 영리 행위에 열심입니다. 마치 임진왜란 당시 중국 명 황제였던 신종 만력제(神宗 萬曆帝)를 보는 듯합니다.
게다가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은 사우디 부동산 개발사인 '다르 알 아르칸(Dar Al Arkan)'과 협력하여 오만과 사우디 내에 '트럼프' 브랜드를 내건 호텔 및 골프 리조트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란이 휘청거리고 중동이 사우디 중심으로 재편될수록 이 부동산 가치는 폭등합니다. 서로의 계산이 이처럼 잘 맞을 수가 없는 거죠.
이런 저간의 사정을 살핀다면, 하메네이의 뒤를 이은 이란의 군부는 빈 살만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우겠죠. 그럴수록 자유를 바라는 비 시아 파 계열의 이란 국민들을 향한 탄압도 더 커질 것이고 국가적 혼란은 심각해질 것입니다. 이란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너덜거릴 때 빈 살만 왕세자는 손 안 대고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고도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라 하더라도, 아람코가 타이틀 스폰서인 대회 진행이 파국으로 가는 건 빈 살만도 바라진 않을 겁니다. 2022년 후티 반군의 아람코 정유 시설 공격 때도 대회는 진행됐던 이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FIA와 F1을 설득하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 혹여라도 대 민간 테러가 일어난다면 트럼프는 나몰라라 할 것이고 빈 살만은 혼자 독박을 쓸 위험도 있죠.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GP의 결승일인 4월 19일은, 공교롭게도 폭사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생일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란이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죠.
재촉하는 채권자 네타냐후
제안하는 동업자 빈 살만
사람이 죽어가는데 모터스포츠 이야기라니 한가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F1은 국제 자본이 얽힌 복마전입니다. 여기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군사 행동을 부추긴 것이 네타냐후 총리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의 목적은 레바논과 시리아를 잇는 저항의 축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복음주의자들의 정서를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죠. 즉 트럼프 대통령에게 네타냐후는 과거의 정치적 부채를 들먹인 채권자입니다.
반면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미래의 캐쉬를 이야기하는 동업자 성격이 강합니다. 퇴임 후의 경제적 영생까지를 제안하는 동반자인 것이죠. 네타냐후 총리보다 훨씬 젊다는 것도 파트너로서의 가치가 더 높을 것 같습니다
결국 4월 서킷의 출발 신호등을 끌 실질적인 결정권은 네타냐후의 성급한 포성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사수하려는 빈 살만과 트럼프의 계산기가 맞부딪히며 내는 소리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