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WRC, 안방인 랠리 재팬 장악한 토요타 GR
- 한명륜 기자

- 11월 10일
- 2분 분량
69세 '모리조' 토요타 아키오 회장 "5년 연속 제조사 우승, 피로한 줄도 모르겠다"
지난 11월 9일, 아이치현 토요타 시의 토요타 스타디움에 진행된 2025 FIA 세계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WRC) 13라운드 랠리 재팬(Rally Japan) 마지막 경기에서 토요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GR)이 포디움을 걸어잠궜습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 팀(TOYOTA GAZOO Racing World Rally Team, 이하 TGR-WRT)의 세바스티앙 오지에, 뱅상 랑데 조(GR 야리스 랠리1 17번)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엘핀 에반스, 스콧 마틴 조(33번)가 종합 2위, TGR-WRT2에서 출전한 사미 파야리, 마르코 살미넨 조(5번)가 종합 3위로 완주했습니다. 현대 쉘 모비스 월드 랠리팀은
랠리 재팬 마지막 날은 아이치현 일대에서 진행됐습니다. 대회는 대표 스테이지인 ‘누카타’와 ‘레이크 미카와코’ 두 구간을 달린 뒤, 오카자키시 중앙종합공원 내에서 진행되는 ‘오카자키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SS)’를 두 번 연속으로 달리는 코스였는데요. 이후 타이어 피팅 존(TFZ)을 거쳐 오후에는 ‘누카타’와 ‘레이크 미카와코’를 다시 주행해야 했으며 4개의 스테이지의 총 거리는 72.38km, 리에종(이동 구간)을 포함한 하루 총 주행 거리는 198.61km였습니다.

랠리 재팬은 험준한 산악 지형을 따라 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는 타막(Tarmac) 랠리입니다. 전날까지의 맑은 날씨와 달리 일요일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리며 노면이 젖은 가운데, 모든 차량은 웻 타이어를 장착하고 주행에 나섰습니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가 공급하는 타막 랠리용 타이어 벤투스 Z215(Ventus Z215, 마른 노면용)와 벤투스 Z210(Ventus Z210, 젖은 노면용)이었습니다.
오프닝 스테이지 SS15 ‘누카타1’에서는 로반페라가 2위로, 전날 리타이어 후 재출전한 카츠타가 3위, 종합 2위 에반스가 4위로, 선두 오지에가 5위 기록을 세우며 오지에와 에반스의 차이는 5.7초로 좁혀졌습니다. 이어진 SS16 레이크 미카와코1에서는 오지에가 베스트 타임을 기록하며 2위 에반스와의 차이를 6.7초로 벌렸으며 SS17 오카자키SSS1에서도 오지에는 카츠타와 함께 베스트 타임을 기록해 격차를 7.8초로 넓혔다. SS18 오카자키 SSS2에서는 카츠타가 단독 베스트 타임을 세웠고, 오지에는 3위, 에반스는 4위 기록으로 1위와 2위 간의 차이는 8.3초가 됐습니다.
타이어 피팅 존(TFZ)을 거쳐 시작된 재주행 스테이지 첫 번째 SS19 누카타 2에서는 오지에가 2위의 에반스를 3.2초 차로 앞서며 베스트 타임을 세워 격차를 11.5초로 더욱 벌렸다.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 SS20 레이크 미카와코 2에서도 오지에는 기세를 이어가며 베스트 타임을 기록, 종합 2위 에반스를 11.6초 차로 제치고 랠리 재팬 첫 우승이자 시즌 6번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일요일 하루 합산 타임으로 순위를 겨루는 ‘슈퍼 선데이’에서도 오지에는 2위 에반스를 앞서며 1위를 차지해 파워 스테이지 5포인트, 슈퍼 선데이 5포인트를 추가해, 한 대회에서 획득 가능한 최대치인 35포인트를 더했습니다. 그 결과 오지에는 드라이버 챔피언십 단독 2위로 올라섰으며, TGR-WRT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홈 랠리 우승을 이어갔습니다.
종합 2위로 완주한 에반스는 파워 스테이지에서 오지에에 불과 0.096초 뒤진 2위 기록을 세우고, 슈퍼 선데이에서 2위를 차지하며 8포인트를 추가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 리드는 13점에서 3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선두를 지켰다. 랠리1 차량으로 첫 랠리 재팬에 출전한 파야리는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습니다. 종합 3위였던 현대의 아드리앙 포르모는 사고로 리타이어한 덕분에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려 자신의 첫 포디움을 기록했다. 이로써 TGR-WRT는 2023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1-2-3 피니쉬를 달성했습니다.
분신인 ‘모리조’로 분한 그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팀원들에게 ‘홈 랠리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더니 오히려 팀원들로부터 ‘홈 팀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메시지를 들었다며,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은 그런 ‘따뜻한 동료들’이 모인 팀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기뻤고, 피로도 단숨에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모리조’는 “5년 연속 제조사 부문 타이틀을 확정 짓고 일본으로 돌아온 팀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라며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싸울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한 주말”이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토요타의 압도적인 독주는 그 자체로 흥미이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그에 필적하는 막강한 존재로 떠오르긴 했지만 랠리에 진심인 토요타를 이기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통의 랠리 강자 브랜드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겨우 두세 브랜드로 압축돼버리는 상황은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스텔란티스그룹의 일원이 된 이후 랠리에서 잊혀져가는 시트로엥, 출전은하고 있지만 영 재미를 못 보고 있는 포드 등은 제조사로서 참가하는 것 자체가 버거워보이기도 합니다. 토요타의 독주에 견제를 가할 팀이 나타나야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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