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Rewind] 6월 2주차 (1) 기아 PV5
- 한명륜 기자
- 5일 전
- 3분 분량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활용성의 PBV…배터리는 결국 CATL
숨가쁘게 흘러가는 여기 도시의 소음 속에 2025년도 상반기가 끝나갑니다. 실용성 돋보이는 차량들의 소식이 많았던 6월 2주차 위클리 리와인드(Weekly Rewind) 시작합니다. 워낙 굵직한 차들이 많으므로, 한 차종씩 나눠 살펴봤습니다.

Weekly rewind 6월
플랫폼 이상의 차 PBV의 실현
기아 PV5 국내 출시
2024년 CES에서 기아는 PBV의 의미를 목적 기반 차량에서 차량을 넘어선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로 재정의했습니다. 차의 형태보다 솔루션의 의미를 더한 네이밍을 택함으로써 모빌리티 사업의 개념과 역량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였죠. 전기차 플랫포을 사용해 차량의 형태를 쉽게 바꾸는 이지 스왑(easy swap) 기술도 본격적으로 공개됐죠.

그 첫 차량인 PV5가 사전 계약에 들어갔습니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25’를 통해 대중에게도 먼저 공개됐죠. 이 차는 승용 밴인 PV5 패신저와 화물용인 PV5 카고(롱)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습니다. 전장은 4,695㎜이지만 휠베이스가 2,995㎜, 전폭 1,895㎜로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외관에 실내 공간의 활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BV 전용인 E-GMP.S의 특징이죠. S는 ‘서비스(Service)’로,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지원한다는 의미입니다.
PV5 패신저는 시트 배치를 최적화해 공간을 넉넉하게 쓸 수 있는 다목적 밴입니다. 특히 구동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바닥 부분 설계 덕분에 1/2/3열 배열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앉아 보면 시트 착좌감이 편합니다. 시트 폼이 꼭 시트로엥 스페이스투어러의 시트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 있을 만한 요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면에서의 2열 도어 스탭까지의 높이도 399㎜로 내연기관 밴 대비 낮으며 B 필러에 긴 어시스트 핸들을 장착해 승하차가 쉽도록 했습니다. 도한 슬라이딩 도어 개방 폭이 775㎜에 달해 부피가 큰 짐과 함께 타고 내리는 것이 용이합니다. 물론 유아용 시트 장착에도 유리하죠.
패신저의 배터리 용량은 71.2kWh이며 최고 출력 120kW(163.2ps), 최대 토크 250Nm(25kg・m)을 발휘하며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완충 시 358km를 달리 수 있습니다. 시내 도로 기준으로는 404km, 고속도로에서는 301km입니다. 전기 효율은 복합 4.5km/kWh 수준입니다.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가속 페달만으로 감속과 정차까지 가능한 ‘i-페달 3.0’과 전방 교통 흐름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회생제동 강도를 자동 조절하고 차간 거리에 따라 정차까지 가능한 ‘스마트 회생제동 3.0’이 적용됐습니다.
다양한 첨단 안전장비와 편의도 적용됩니다. 눈에 띄는 것은 호이풍 안정 제어입니다. 보통 이 장치는 모터 토크와 제동 장치를 활용하는데 아무래도 전기차는 제어 신호가 빠른 만큼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차체 특성에 맞게, 좁은 골목 주차 시 안전성을 높여 주는 측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등이 선택사양으로 마련됐습니다. 또한 패신저 모델의 경우, 기아 제뉴인 액세서리를 통해 러기지 평탄화 데크, LED 테일게이트 램프 등 레저 특화 상품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패신저 모델은 세재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4,709만 원의 베이직과 5,000만 원의 플러스 2개 트림으로 나뉩니다(개별소비세 3.5% 기준).
PV5 카고는 패신저와 외장 사이즈는 동일하나 실내 공간 길이가 2,255㎜, 폭 1,565㎜로 확보되어 있습니다. 트렁크 개구폭은 최대 1,343㎜에 달해 국내 기준 1,100Ⅹ1,100㎜ 규격의 표준 파렛트도 적재 가능하다는 것이 기아 측의 설명입니다. 또한 적재 시 높이를 419㎜ 수준으로 낮춰 한 번의 스텝으로 적재함 상하차 작업이 가능하며, 열림 각도를 95°, 180° 두 가지로 조정 가능한 양문형 테일게이트와 적재 공간 내 LED 조명을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조명, 그물망, 고정 장치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용품을 장착할 수 있는 ‘L-Track 마운팅’을 적재 공간에 적용하고, 배터리 전력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V2L도 적용했습니다.

카고는 71.2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1.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나뉘며, 1회 완충 시 각각 복합 377km, 28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스탠다드는 근거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업자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고의 가격은 스탠다드 베이직이 4,200만 원, 롱레인지 베이직 4,470만 원으로 판매됩니다. 모두 비과세 기준입니다.

또한 현대차가 투자하고 네이버랩스 CTO 출신인 송창현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42DOT)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차량 관제 솔루션인 ‘플레오스 플릿(Pleos Fleet)’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텔래매틱스 기술을 통해 물류나 운송 영역에서 차량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인데, 주로 물류 기업을 상대로 한 솔루션 영업이 목적인 기업입니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물류기업들을 상대로 얼마나 영업을 잘 하는지가 이 서비스의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어려운 점은 많겠지만 자금력이 튼튼한 현대차기업이 아예 차량을 활용한 물류를 통합대행해버리는 방법도 있곘죠.
상용차는 가격이 관건
결국 CATL 배터리 선택
PV5가 출시되기 이전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역시 어느 제조사의 배터리가 장착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배터리 셀을 모듈화하지 않고 바로 팩으로 만들어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는 셀 투 팩 기술이 들어가는데, 삼성 SDI가 이를 맡을 것을도 예상됐으나 결국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선택했습니다. PV5는 니로 EV 이후 해당 배터리가 장착된 두 번째 기아 전기차인 것이죠.
이에 따라 업게에서는 우려도 많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결국 가격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상용 중심 차종의 특성 상, 전기차 가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결정하는 데 고민이 컸을 겁니다. 물론 이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 전후방 전 영역에 중국 배터리 기업이 영향을 행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운영 안정성과 수익 역시 업계 전후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인해 위기를 맞은 지금, 그룹차원에서 인식하고 있는 위기는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며 이를 위한 노력에 숫자 외의 다른 요소를 개입시키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제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의 단편적인 시각으로 마련한 규제가 오히려 최대의 동맹국 제조사가 중국산 배터리를 써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은 못 할까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