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105kWh 배터리 적용, 최고 출력 530ps, 0→100km/h 4.1초
마세라티가 그레칼레(Grecale) SUV의 순수 전동화 라인업인 폴고레(Folgore)를 국내에 공개하며, 그레칼레의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10월 16일 마세라티 코리아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일상의 경험을 특별하게: 하우스 오브 마세라티(Everyday Exceptional at House of Maserati)를 열고 그레칼레 폴고레를 소개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105kWh CATL 배터리 400V 시스템 적용
그레칼레는 파워트레인과 트림에 따라 제원 수치(dimension)이 조금씩 다르다. 그레칼레 폴고레의 휠베이스는 2,903㎜, 전장 4,865㎜로 내연기관 모델보다 약간 크다. 총 용량 105kWh의 배터리 플레이트를 차량 하단에 배치한 결과다. 배터리 제조사는 CATL.
고전압 시스템은 400V다. 이 날 차량 공개 행사에서 기술적인 부분의 프리젠테이션을 맡은 다비데 다네신(Davide Danesin) 마세라티 엔지니어링 총괄은, 더 빠른 충전 성능을 보여 주는 800V 시스템을 채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400V 시스템의 보편성과 안전성을 언급했다. 유럽 기준 제원이기는 하나 이 차는 DC 급속 충전 시 20~80% 충전 시간 29분이며 AC 충전 시 최대 전력은 22kW다.
WLTP 기준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501km(저속)이며 고속도로 주행 시 426km다. 아직 한국에서는 인증이 진행 중으로, 미국 EPA와 비슷한 국내 인증 조건을 감안한다면 복합 기준 440km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하며 즉각적인 퍼포먼스 전기 SUV
그레칼레 내연기관의 최상위 모델은 530ps의 3.0리터 네튜노 엔진을 적용한 트로페오다. 폴고레는 전후 2개의 모터를 적용한 AWD 방식을 채택하며, 최고 출력은 410kW(557ps), 최대 토크는 83.6kg∙m를 발휘해 트로페오를 뛰어넘는다. 트로페오와 함께 그레칼레 라인업 최상위를 함께 점하는 모델이다.
0→100km/h 가속 시간은 트로페오보다 0.3초 느린 4.1초다. 450kg 이상 무겁긴 하지만 최근 경쟁 제조사들의 전기차들이 무거운 무게에도 기존 고성능 내연기관을 앞서는 가속력을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보수적이다. 이에 대해 다비데 다네신 총괄은 “성능 향상을 위한 배터리 중량 증가와 실제 퍼포먼스의 상쇄 사이에서 최선을 다하되 전기차인만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개발됐다”며 이러한 세팅에 대해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을 언급한다면 이는 타당한 설명이다. 무거운 중량에도 자사 내연기관 퍼포먼스카 이상의 성능을 내려면 필연적으로 전기 외에도 타이어 등 소모되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0.3초 차이가 폴고레를 재미없는 차로 만들진 않는다. 강력한 회생제동과 압도적인 토크는 트랜스미션 부담 없이 신속한 감속과 재가속을 가능케 한다. 특히 폴고레의 회생 제동은 회생 제동은 단계별로 마찰력을 제어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조향응답성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세로 배치 파워트레인에 기반한 트로페오와 배터리 케이스가 하단에 깔린 전기차는 물리력 특성에 있어 다르지만, 마세라티가 지향하는 감각적이고 예민한 운동 성능을 지향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마세라티의 메시지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마세라티 코리아는 그레칼레 트로페오와 폴고레의 트랙 비교 시승을 진행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칼레 폴고레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북미 기준으로는 11만 500달러(한화 약 1억 5,200만 원대), 유럽 기준으로는 12만 유로(1억 8,000만 원대) 이상이다. 한국 출시 시 약 1억 9,000만 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부유층에게 전하는
일상의 특별함과 알레그리아
마세라티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타깃 고객군을 추출하는 데 있어 더 이상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더 중시되는 것은 구매력을 갖춘 고객들이 살고 있는 도시다. 이 날 프리젠테이션의 서두를 연 페로시노(Giovanni Perosino) 마세라티 최고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책임자(CMO)는 일상에 녹아드는 이탈리안 러겻리의 특별함과 알레그리아(allegria: 기쁨, 활기)의 아름다움에 대해 소개하며, 폴고레를 포함한 마세라티 그레칼레 전 라인업을 통해 한국 시장의 고객들에게 이를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세라티는 완전체를 갖춘 그레칼레의 타깃군을 묻는 질의에, 젊은 부유층과 유능한 여성 재력가들에게 어필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총괄은 “마세라티 매니저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GT와 모데나, 트로페오, 폴고레 중에서 적합한 모델을 추천할 것”이라며 “2025년부터 새로워질 푸오리세리에(Fuoriserie)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만의 드림카를 맞춤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세라티의 한국 내 마케팅과 브랜딩 등의 업무는 지난 7월 스텔란티스 소속의 마세라티 코리아 법인 출범과 함께 기존의 FMK로부터 완전히 이관됐다. 이를 통해 마세라티는 2024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국내에 신차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마세라티는 최근 수 년간, 독일차 중심으로 재편된 고성능, 고급차 시장에서 위축돼 있었고 마니아들의 수요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전동화 라인업을 포함해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와 함께, 차별화된 이탈리안 럭셔리의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발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