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디테일링으로 즐거워지는 오버랜딩
올해는 주말, 연휴마다 비가 내리고 있다. 오프로더를 보유하고 오버랜딩(overlanding)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스릴 있을 날씨다. 폭우에 깊이 팬 물고랑과 질척거리는 길은 지프 랭글러 라인업의 오너의 정복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며 그들이 차 안에서 지를 괴성이 상상된다.
하지만 영광엔 대가가 따른다. 도시로 돌아왔을 때, 차인지 진흙구이 전의 오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에 착잡할 수 있다. 진흙이란 게 생각보다 점성이 강하다. 하지만 세상 좋다는 게 달리 있는 말이 아니다. 진흙이 잔뜩 묻은 차를 쉽게 세차할 수 있는 제품과 방법이 많다. 큰 가방에 주렁주렁 넣을 만큼 많아야 할 필요도 없고 가격 면에서도 부담스럽지도 않다.
※본 컨텐츠는 케미컬가이의 지프 랭글러 루비콘 시승차를 케미컬가이 디테일링 제품으로 세차해보았습니다.
랭글러 루비콘 케미컬가이
충분한 프리워시
케미컬가이 올 클린 플러스 APC
언급한 대로 진흙은 생각보다 점성이 강하다. 특히 시간이 지나고 높은 열에 노출되면 단단하게 엉겨붙는다. 고압수에도 한 번에 떨어지지 않거나 억지로 미트로 문질렀을 때 도장면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 하부에 엉겨붙은 흙은 서스펜션이나 섀시 결합부 등의 부식 원인이 된다. 물론 지프 랭글러가 그 정도를 못 견디게 만든 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닦아내서 나쁠 것은 없다.
진흙은 생각보다 프리워시(세차 전 단계)가 중요하다. 때를 밀기 전에 불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리워시를 위한 케미컬 제품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케미컬가이의 올 클린 플러스 APC라는 제품을 사용했다. 다목적 세척 및 기름때 제거제(All Purpose Cleaner+Degreaser)라는 말처럼 기름때 제거에도 탁월하다. 차가 다니는 도로의 진흙엔 유분도 무시 못할 정도로 다량 섞여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그냥 뿌리면 된다. 도장면은 물론 휠 아치 내외부, 전후면 범퍼 등에 골고루 뿌린다. 랭글러 루비콘 4도어 정도의 차체(전장 4,800㎜, 전폭 1,940㎜, 전고 1,865㎜, 휠베이스 3,010㎜)라면 꽤 많은 양을 쓰게 된다. 물을 조금 희석해서 써도 좋다. 본 기자는 1/4~1/3 정도 썼을 때 물을 조금 보충했다. 케미컬가이 자사몰에서 구입할 경우 1만 7,800원. 케미컬가이는 부두라이드 등과 함께 미국에서는 실용적이고 친근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재미있는 건 케미컬가이의 창업주 폴 슈나이더가 어린 시절 화장품 브랜드 키엘(Kiehl) 창업주 가족의 이웃집에 살면서 자동차용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열망으로 설립한 브랜드가 케미컬가이라는 것. 그런데 아마 폴 슈나이더가 만난던 사람은 키엘 창업주의 자녀나 손주의 가족이었을 것이다. 창업주 존 키엘은 1884년에 태어나 1946년에 세상을 떠났다.
사용법이 어렵지 않다는 건 이 프리워시 제품으로 단박에 알 수 있다. 웬만한 이물질은 올 클린 플러스APC를 뿌린 후에 고압수를 쏘는 것만으로도 떨어져 나간다. ‘귀차니즘’이 있는 성격이라 여기서 벌써 그만하고 싶었지만.
오프로드 헤비듀티 카 샴푸
굵은 면발 ‘빅누들’ 워시미트
눈에 보이지 않는 잔여물이 있을 수도 있고 직접 워시미트로 문지르면 그제서야 떨어져 나가는 이물질도 있다. 이 단계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케미컬가이의 오프로드 헤비듀티 카 샴푸(Offroad Heavy Duty Car Soap)와 빅 누들(Big Noodle) 워시미트다.
제품 겉면에 ‘터프 머더 트럭 워시’라고 적혀 있어 맨 처음엔 이게 제품명인 줄 알았다. 제품 특성이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 제품은 폼 캐논으로 사용하는 게 더 좋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폼 캐논 사용을 금하는 셀프 세차장도 더러 있다) 버킷에 거품을 내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중성이라 맨손으로 해도 피부에 부담이 없다. 개인적으로 손 피부가 약한 편인데 맨손으로 해도 따갑다거나 갈라짐, 물집 같은 것이 없었다. 중성이다 보니 도장면이나 코팅에도 미치는 영향도 적다.
버킷(울트라 클리어 버킷, 16리터)에 거품을 낼 때는 물을 절반 약간 못 미치게 넣고, 벽면을 따라 카샴푸를 한 바퀴 꾹 눌러 두른다. 좀 더 부드럽고 두터운 거품을 원하면 두 바퀴 정도. 참고로 이번 세차에서는 이물질이 거의 묻자마자 씻어내기도 했고 프리워시가 잘 돼 한 바퀴 반만 둘렀다. 거품은 고압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수압으로 냈다. 물줄기를 수면에 가까이 댈수록 거품이 부드럽고 풍부하게 나온다. 발로 버킷을 두어 번 톡톡 차 주면 기포가 깨져 더 부드러워진다. 참고로 폼 캐논을 쓸 때는 약간 미지근한 정도의 온수가 좋다.
워시미트 ‘면발’은 굵은 우동 그 이상이다. 덕분에 흙이나 잔돌멩이 같은 것들이 빨리 빠져나간다. 힘주어 문지르기보다는 젖은 미트의 무게로 밀고 지나가는 느낌이면 충분하다.
드라잉 타월 무조건 큰것보다 적당 사이즈
드라잉 타월은 큰 것이 편리하지만 너무 커도 문제다. 특히 체격이 크지 않은 사람은 땅에 타월이 끌리며 애써 세차한 차가 다시 더러워질 수도 있다. 특히 불꽃 오버랜딩을 즐긴 다음엔 이미 피로한 상황이다. 90X70cm 사이즈면 적당하다.
오프로더는 플라스틱 트림, 휠 광택이 핵심
실리콘 소재 타이어+트림 겔
보다시피 이 세차에 활용한 차는 지프의 더 뉴 2024 랭글러 루비콘이다. 랭글러의 6년만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자, 2024년 1월 3일, 한국 시장에 제일 먼저 출시된 수입차이기도 하다. 사하라라면 몰라도 루비콘은 온로드 성향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더러워진 채로 타고 다니기도 조금 애매하다.
오프로더들이 그렇지만 랭글러의 외장과 실내에는 은근히 플라스틱 트림이 많다. 아무래도 물리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도 하고 교체가 쉽다는 장점이 있기도 한 까닭이다. 하지만 변색이 쉽다. 또한 숄더부가 큰 타이어 역시외 외관 상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오프로더용 차량들은 바퀴는 크지만 그 내경 그러니까 휠의 직경은 상대적으로 짧다. 무르거나 미끄러운 길에서 마찰력을 얻기 위한 구조다. 그러다 보니 측면에서 타이어 측면부가 차지하는 이미지가 크다.
이런 부분에는 보통 유분 타입 관리제를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실리콘 기반 코팅 젤도 좋다. 케미컬카이의 타이어+트림 겔(Tire+Tirm Gel)도 실리콘 베이스다. 어플리케이터(스펀지)에 짜서 바르면 된다. 바를 땐 끈적하고 꾸덕한 촉감인데 실제 손에 닿아도 기름처럼 미끄럽거나 번들거리는 촉감은 아니다. 시공 후 최대 1달까지 보호력이 유지된다. 그러고 보면 실리콘은 여러 분야에서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참고로 타이어 갈변 자체는 이상이 아니다. 모든 타이어는 표면에 보호제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빗물이나 이물질과 만나며 산화되는 과정에서 생긴다. 그만큼 보호 능력이 잘 유지된다는 의미다. 다만 역시 외관 상 그냥 두기 좋은 것은 아니다. 카밋(car meet)도 많은 요즘, 갈변(타이어가 누렇게 변하는 현상)이 있는 채로 나가기도 조금 애매하지 않은가.
참고로 타이어+트림 겔의 시공 순서는 타이어 먼저 그다음 플라스틱 트림을 추천한다. 물론 플라스팀 트림용과 타이어용 어플리케이터를 따로 사용한다면 순서가 약간 바뀌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이 때 차체 다른 부분에 묻지 않도록 유의하면 된다.
사실 시승차를 반드시 세차해서 반납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음 시승자의 스케줄에 맞춰 차량 관리 업체들이 세차와 디테일링을 진행하는데 그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다. 그래서 이전 시승자가 탔던 흔적을 가끔 차에서 느낄 때까 있다. 험하게 탔으면 아주 간단하게라도 세차를 해서 돌려준다면, 차량 관리 업체도 더 좋은 컨디션으로 다음 시승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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