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1대 남짓 공간에서 테스트 진행, 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조사 중
11월 19일 오후 3시경,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던 직원 3명이 체임버 내에서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할 경찰에 따르면,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 공장 내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테스트 체임버(실험 공간) 안에서 40대 A 씨, 30대 B씨, 20대 C씨 등 3명의 직원이 쓰러진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세 명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A 씨 등이 질식한 체임버는 차량 1대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테스트 도중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아직 자세한 사인은 조사 중이며 경찰은 회사 측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함께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내용을 확인한 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해당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의 조사에 나섰다.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으며 공기 중에 12,800ppm 이상이 되면 3분 이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질식 재해의 경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362 건의 사고에서 154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43%에 달하는 치명적인 재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밀폐, 질식 사고가 잘 일어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적되는 곳들은 축사나 오폐수 정화 시설 등이다.
아직 해당 사건의 경우,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사업장 내 위험성 평가에서 임직원 대부분이 해당 공간이 밀폐, 질식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공간으로 인식했는지의 여부도 엄중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해당 작업장에서 근로한 이력이 있는 직원들이, 사망한 재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다 답답함이나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적이 있다면 적절한 위험성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5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중대재해 얘방을 위한 위험성 평가 개선추진단을 출범했다. 이는 정부의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이 위험성 평가 중심의 감독 체계로 개편된 데 부응한 것이나,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현대차 측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고 원인은 조속한 규명과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의 본격 시행 이후 현대차에서의 중대재해 사망사고는 총 3건이며, 이번 사고로 인해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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