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쇼 안 나가지만 더 특별한 마세라티의 4월
- 한명륜 기자
- 3월 27일
- 2분 분량
6월 말까지 브랜드 창립 110주년 기념 고객 캠페인의 의미
2019년의 서울모터쇼는 마지막으로 볼 만한 모습이었습니다. 모터쇼의 격을 높이는 프리미어(최초공개차종)은 적었을지언정 국내 시판 중인 브랜드들이 골고루 자신들의 전략 차종과 브랜드 가치를 선보이며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죠. 이탈리안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Maserati)는 그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럭셔리 가죽 소재, 브랜드와 오랜 인연을 이어 온 배우 차승원의 등장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습니다. 플래그십 전시장에 온 듯한 전시장도 매력적이었죠.

그러나 다른 많은 브랜드처럼, 마세라티 역시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나가지 않습니다. 브랜드 창립 1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지라 모빌리티쇼에 나갈 명분도 있어 보이지만, 마세라티는 모빌리티쇼 대신 별도의 고객 캠페인을 전국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실시합니다. 4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간이죠. 대놓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모터쇼에 참가하는 예산이면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출시를 앞둔 퍼포먼스카의 전기차 라인업인 그란투리스모(Gran Turismo)와 그란카브리오(Gran Cabrio)의 폴고레(Folgore)가 전시됩니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최고 출력 560kW(791ps),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610kW(829ps)를 발휘합니다.

또한 마세라티의 그랜드 투어러 탄생75주년 기념 모델인 ’그란투리스모 프리마세리에 네로 코메타(GranTurismo Primaserie Nero Cometa)’, 레이싱 역사를 기념하는 국내 1대 한정 MC20 스페셜 에디션 ‘MC20 이코나(Icona)’와 ‘레젠다(Leggenda)’도 함께 선보입니다.
물론 모터쇼 부스처럼 아무나 전시장에 들어가서 보이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이벤트 중에는 과거보다 좀 더 ‘눈팅’만 하려는 이들에게도 관대하게 운영됩니다. 당장 차를 살 고객은 아니더라도 브랜드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진 고객들이 많아지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으로 보이니까요. 더군다나 마세라티는 아직 수입차 시장에서 위상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1대 한정 차종이나 아이코닉한 차종은 판매만이 목적인 차라 할 순 없겠죠.

또한 이 기간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는 소극적이었던 시승 이벤트도 확대합니다. 시승 가능 모델은 마세라티 코리아가 국내 판매 중인 럭셔리 SUV 그레칼레(Grecale)의 전 트림(GT‧모데나‧ 트로페오‧폴고레)과 그란투리스모(모데나‧트로페오‧폴고레) 및 그란카브리오(트로페오‧폴고레)입니다.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차들은 아니죠. 게다가 비슷한 금액대의 다른 차를 구입할 여력이 있어도 일단 독일 브랜드 대비 고객과의 접점이 약했습니다. 이벤트 기간 중 한 번 정도 컴패니언 모델을 기용한 포토타임이라도 가진다면 거의 모터쇼를 대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죠.
마세라티는 2024년 7월부터 브랜딩이나 마케팅은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직접 운영하고 FMK에서는 기존처럼 딜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스텔란티스의 브랜딩이 아주 정교하거나 강력하지 않은데다 판매 일선과 일손이 나뉘면서 아직 합이 잘 맞지 않는지, 2024년의 판매량은 전년도의 57%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판매량 자체와 달리 2024년 하반기부터는 미묘하나마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차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고, 직접 판매와 연관되지 않아도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효과적인가는 별문제이더라도 잠재 고객들의 피부에 와 닿을 만한 브랜딩을 해 왔느냐는 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올해는 초반부터 그에 대해 확실한 인식은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세라티가 3개월간 벌이는 120주년 기념 이벤트는 단순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것도 2025 서울모빌리티쇼와 맞춰서, 사람들이 자동차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기에 말이죠.
주력 모델인 그레칼레 폴고레의 경우는 선착순 50대에 한해 1억 2,380만 원에, 5년 연장 보증 및 3년 유지보수 프로그램도 기본 제공합니다. 36개월, 2.99%저리 할부 프로그램도 적용됩니다. 내연기고나 모델도 10년 간의 보증 연장 혹은 11년간 유지보수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세라티는 인기가 없지만 적어도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 거리의 풍경에 색채를 더해주는 매력적인 브랜드입니다. 더군다나 글로벌 기준으로도 야심찬 신차를 들여왔죠. 물론 전기차의 경우 그레칼레 폴고레가 환경부 인증으로 336km로 500km에 달하는 WLTP와 지나친 격차를 보이며 약간 실망을 부르기도 했죠. 결국 퍼포먼스 & 럭셔리 차량으로 포지셔닝을 더 다져가야 할 겁니다. 그리고 포기할 수 없는 내연기관 차종에서도 좀 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면 2024년만큼 처참한 성적을 받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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